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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의 자소서 (2018년 버전)

게임 개발자, 특히 기획자들은 <재미>라는 가치에 굉장히 높은 우선순위를 두는데, 맛집이 되기 위해선 음식에 맛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 만큼이나 취향의 확산만을 불러올 뿐, 정말로 쓸모 없는 논의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게임의 흥행에서 순수하게 재미가 차지하는 비율은 30%에 불과하며, 이는 단순히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게임을 흥행시킬 수 없다는 뜻이다.
 
질문을 몇 가지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 재미가 30이면 나머지 70은 뭐라는 말인가?
  • 게임에서 재미보다 중요한 게 있는가?
  • 게임을 재미없게 만들어도 흥행할 수 있다는 말인가?
 
질문들에 전부 답해보는 것도 재밌겠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흥행을 하기 위한 방법일 것이다. 게임개발에서 지원자가 가장 우선하는 것은 비용대비 효과이다. 얼마 되지 않은 비용으로 유저에게 높은 점수를 쉽게 따는 시스템, 컨텐츠, UI, 밸런스가 좋은 게임 기획이며, 이는 낮은 원가율로 이어진다.
 
질문을 한 번 더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 원가율 낮추면 장사 잘되는 거 누가 모르나? 일정이 안 지켜지니까 문제지.
 
개발 일정은 원래 지켜지지 않는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커뮤니케이션이다. 개발 코스트를 낮추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좋은 기획이 아니라 좋은 의사결정이란 뜻이다. 좋은 의사결정은 개발 코스트를 낮추고 결과물의 질을 높이며, 원활한 의사결정을 돕는 것이 기획자라는 직군의 존재 이유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