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봄'이 우리를 이끌어줄 때까지 : <윤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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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참 섬세하면서도 친절한 영화를 봤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배우/제작진이 협업해서 만들어낸 작품인데, 각국 영화의 장점을 동시에 많이 담고 있습니다. _ 서사를 간단히 소개해드리자면 : 남편과 이혼하고 딸(김소혜 분)과 둘이 사는 '윤희'(김희애 분)의 집에 편지 한 통이 도착합니다. '윤희'와 오래전에 알고 지냈던 '쥰'(나카무라 유코 분)이 일본 오타루에서 쓴 편지인데, 윤희의 딸 새봄은 그 편지를 읽고 윤희를 일본으로 데러가 쥰과 만나게 해야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그 뒤는 영화 보는 재미를 위해 남겨두겠습니다. _ 섬세하고도 친절한 영화라고 앞에서 말했는데, 우선 영화에서 사용되는 작은 소재들의 시공간적인 배치가 귀여웠습니다. 달, 눈(겨울), 사진, 고양이, 이름 등등 앞에서 나왔던 소재들을 반복해서 등장시키며 관객의 정서를 자연스럽게 깊은 곳으로 이끌고가는 게 좋았는데, 감독/각본가가 그걸 굳이 숨은그림찾기처럼 어렵게 숨겨놓지 않고 떠먹여줘서(?) 쉽게 동화될 수 있었습니다. _ 의도한 건 아닌데 저번주에 이어 여성의 삶과 감정에 집중한 영화를 소개하게 되었네요. 날씨가 눈에 띄게 많이 따뜻해졌는데, 새 봄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겨울 기분 이 영화로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