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나이트(2008, 크리스토퍼 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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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무슨 주제로 글을 쓸까 고민하다, 저의 인생 영화 <다크나이트(2008, 크리스토퍼 놀란)>을 꺼내기로 했어요ㅎㅎ (결말 스포 있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다크나이트>는 故 히스레저의 광기어린 조커 연기, 히어로가 수호하는 '선(善)과 질서'에 대한 도발적 질문, 놀란의 진지한 연출에 힘을 더하는 한스 짐머의 OST 등 수많은 이야기거리를 남겼는데요.
오늘은 100% 히어로도, 100% 빌런도 아닌, 어떤 날은 양심을, 어떤 날은 이기심을 택하는 '평범한 고담 시민'이란 존재를 생각해 보고 싶어요. 사실, '고담 시민'이라고 했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너, 나, 우리'의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재난과 사고, 테러로 일상이 무너졌을 때, 혹은 '정의의 백기사'로 믿어왔던 사람의 추악한 이면과 타락을 목격했을 때. 선함은 바보 아니면 거짓말쟁이의 고집처럼 느껴지고, 타인의 고통에 무뎌지는 것을 넘어 그들의 생명조차 나와 내 가족의 안위 앞에 무가치하다 여기는 일이 일어나죠.
조커는 이런 평범하고 선한 이들의 약함과 자기모순을 자극해 빌런, 범죄자로서의 정체성을 부추기고 강요해요. "영웅으로 죽거나, 악당이 되어 살아남거나"라는 말처럼, 악의와 광기의 집단감염이 일어나고 있는 이런 사회에선 영웅은커녕 건실한 시민으로 살아가는 것조차 불가능해 보이기도 해요.
하지만 클라이맥스의 반전에서 우리는 '악당이 영웅적인 선택을 하고, 목숨과 살인을 맞바꿔야 하는 극한의 선택지에서도 살인을 거부하는 기적'을 보게 됩니다. 조커가 세팅한 시련에 굴복해 빌런으로 변할 줄만 알았던 고담 시민들은 스스로 그 운명을 거부하는 영웅심을 발휘하고, 그 결과 조커를 물리치고 구원받게 됩니다.
혼란의 시대를 극복하는 인간의 힘을 믿는다는 건, 모두가 '평범하게' 악당이 되는 가운데에도 누군가는 꿋꿋이 선을 선택하고, 희생을 무릅쓰고 악과 맞서는 영웅의 길에 설 것을 믿는다는 게 아닐까요.
'아무리 악이 강요되는 세상이어도 선을 선택할 수 있는(비록 100% 선인은 아닐지라도!)존재가 우리 자신이다'라는 결론을 내리며, 험한 세상을 같이 살아가는 여러분께 위로와 격려를 보내드립니다:D 이번 주도 힘 내시고, 인류애를 지키는 한 주가 되시길 기도해요ㅎㅎㅎㅎ
P.S) 영화의 엔딩(대사만 나온 캡쳐본도 유명하지만)을 아직 보시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꼭 직접 보시길 추천해요. 20번 넘게 봤지만 볼 때마다 벅차고 전율이 일어나는 엔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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