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민관 신부가 엮는 신약성서 해설] 368 옆구리에서 피와 물이

생성일
Mar 30, 2024 02:18 PM
태그
과학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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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구리에서 피와 물이 흘러 나왔다,, 성자가 인류 위해 마련한 새 생명의 용솟음 뜻해
(요한 19,31~34) 예수께서 숨을 거두신 것은 금요일 오후 3시였다. 원칙적으로 로마인들은 처형당한 자들에게는 묘소에 묻히는 영예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들은 이 시체를 난지도와 같은 쓰레기장에 아무렇게나 버렸다. 그러면 들개들이나 독수리 같은 짐승들이 그 시체를 처분하였다. 그러나 이 관습은 그렇게 엄격하게 지켜지지 않고 요청하는 사람의 지위에 따라 시체를 내주기도 하였다. 한마디로 로마 당국은 처형당한 죄인의 시체야 어찌됐건 바쁠 것이 없었다. 그런데 예수의 시체 때문에 마음이 바쁜 사람들이 두 부류가 있었다. 하나는 예수를 없애버린 유대인 지도자들이었고 또 하나는 예수의 측근들이었다. 그날은 과월절을 준비하는 날이었다. 니산달 14일은 예루살렘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몹시도 바쁜날이었고 특히 그 해는 안식일과 과월절이 겹쳐져 그 어느 해 보다도 성대하게 축제를 지내야 했다. 그들은 『매달려 죽인 죄인의 시체를 밤새도록 그대로 내버려 두어서는 안된다.』(신명21, 22~23 여호8, 29)는 성경말씀을 해질 때까지 내려야 한다고 율법으로 정해 있는 규정도 있었고 또 축제에는 사방에서 모여드는 순례자들도 있고 해서 십자가상에 있는 세 시체 처리문제가 다급해졌다. 한편 예수의 측근들은 예수님의 시체를 어떻게든 빨리 십자가에서 내려 정성되이 장사지내야만 했다. 그래서 빌라도에게 양측에서 십자가 사형수에 대한 요청이 들어왔다. 유대인들 지도자들은 빌라도를 찾아가 종교적인 이유를 들어 안식일에 시체들을 십자가에 그대로 두지 말고 없애 달라고 요청하였다. 그러나 혹시라도 살아 있을지 모르는 일이라서 그들의 다리를 꺾어 달라고 덧붙였다. 금요일 해가 지면 그들의 안식일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처형받은 자들의 다리를 꺾어 달라고 요구하였다. 다리를 꺾는 것은 로마인들이 죄수를 십자가형에 처했을 때 하는 마지막 형벌이었고 유대나라에도 이 제도가 도입되었다. 그런데 다리 꺾는 행위가 징벌을 가중시키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죽음을 촉진시키기 위한 것인지 알 수 없다. 복음서의 문맥으로 보아 여기서는 죽음을 촉진시키기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보통 십자가에 달린 사람은 3~4일 동안 살아있을 수 있다. 로마인들은 살아 있을 때 까지 내버려 두었다가 죽었다고 생각될 때에 그 다리를 꺾어서 죽음을 확인한다. 사람들에게 같은 범죄를 경고하기 위해서다. 빌라도는 유대인들의 요청을 거절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 그러므로 병사들에게 일을 종결시키도록 명령하였다. 예수와 함께 매달린 십자가 사형수들의 다리를 차례로 꺾었다. 세 시간 전에 십자가에 매달린 사형수들이 다리를 꺾는다고 죽을지 의심스럽지만 하여튼 그들은 그렇게 하였다. 예수께 와서는 이미 죽어있는 것을 확인하고 다리는 꺾지 않고 한 병사가 창으로 왼쪽 옆구리를 찔렀다. 예수께서 그렇게 빨리 숨을 거두셨다는 것은 그만큼 더 육체적 고통을 당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여튼 예수의 죽음에 대해서 요한 복음사가는 그것을 직접 목격하였다는 것을 강조하며 예수가 실제로 죽기까지 사람들은 가능한 모든 조처를 다했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 목적은 예수의 부활에 대해서 이단자들이 예수가 죽지 않은 채 매장되었다가 (그들의 무덤은 작은 동굴 모양이었다) 다시 살아났다는 이단설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다. 창으로 찔린 예수의 옆구리는 주먹만한 구멍이 났고(요한20, 27) 거기에서는 피와 물이 쏟아져 나왔다. 이 사실은 요한이 그리스도 가현론자(假現論者)들을 겨냥하여 쓴 것으로 보이는데 성 이레네오(2~3세기)의 말대로 『그가 참으로 인간이 아니었다면 창으로 찔렸을 때 옆구리에서 피와 물이 흘러나오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요한의 이 글은 초대교회에서 더 심각한 신학적 해석을 하였다. 흘러나온 피는 성체성사를 상징하여(요한6, 54 : 누구든지 내 살과 내 피를 먹고 마시는 자는 영원히 살 것이다), 물은 세례성사를 상징한다(요한7, 38 : 그 가슴에서 샘솟는 물이 강물처럼 흘러나올 것이다... 이것은 당신을 믿는 사람들이 받을 성령을 가리켜 하신 말씀이다.) 그리스도의 피와 물은 사도교회에서 이미 믿는 사람들을 성령으로 보증해 주어 교회를 그리스도의 옆구리에서 탄생시킨 교리의 바탕으로 삼았다(Ⅰ요한5, 6~12). 창세기에서 하느님이 아담의 옆구리에서 이브를 탄생시켜 모든 사람의 어머니로 만드셨듯이 예수 그리스도의 옆구리가 열리면서 믿음의 세례수와 성체성사의 성혈이 흘러나와 새 이브, 즉 모든 믿는 사람의 어머니이신 교회가 탄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