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 경영과 V의지에 대하여의지 경영과 V의지에 대하여

의지 경영과 V의지에 대하여

1. 시작하며

의지 경영은 보이저엑스의 경영 철학이다. [의지 경영]이라는 말에는 구성원들의 의지에 기반을 두고 회사를 경영하겠다는 다짐과 구성원들의 의지를 경영해내겠다는 포부가 함께 담겨있다. 의지에 의한, 의지를 위한 경영.
이 문서의 전반부에서는 의지 경영에 대한 믿음과 우려에 대해 살펴본 뒤, 보이저엑스의 세 가지 핵심 가치와 성공을 만들어 내는 세 가지 역량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그 이후에 문서의 후반부에서는 보이저엑스의 의지 경영에서 경영의 대상으로 삼는 특수한 의지인 'V의지'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V의지를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도 커다란 주제인데 이 문서에서 다루기에는 내용이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이후에 따로 다룰 예정이다. 즉, 이 문서는 [의지 경영] 중에서도 [의지]에 조금 더 집중하고 있다.
 

2. 의지 경영에 대한 믿음과 우려

의지 경영의 근간을 이루는 믿음을 한 문장으로 써 보자면 다음과 같다. 사람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위대한 일을 해낸다. 이것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의 힘이며, 이 믿음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사례는 무수히 많이 존재한다. 하지만 회사 경영에 있어 이런 믿음을 이야기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우려를 표한다.
모두가 자기 하고 싶은 일만 한다면 과연 서비스가/회사가 제대로 돌아갈까? 이런 우려의 관점에서 본다면, 의지 경영은 무척이나 순진하고 이상적인 이야기로 들릴 것이다. 하지만 보이저엑스의 의지 경영은 굉장히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경영 전략이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그 동안 키워드로만 이야기되던 의지 경영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소개하려 한다.
 

3. 보이저엑스의 핵심 가치

의지 경영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보이저엑스가 어떤 곳을 바라보는 회사인지 먼저 짚어보는 게 좋겠다. 보이저엑스의 핵심 가치인 사용자, 팀웍, 성장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 핵심 가치 역시 따로 세션을 진행해도 좋을 정도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지만, 이번 세션의 주제는 '의지 경영'이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간략하게만 짚고 넘어가려 한다.

사용자
보이저엑스에서 모든 단어를 지우고 딱 하나의 단어를 남겨야 한다면 그것은 사용자여야 한다. 보이저엑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다. 보이저엑스가 만드는 서비스는 물론, 보이저엑스의 모든 제도와 의사 결정은 사용자를 위한 방향으로 설계되고, 운영될 것이다. 아무리 투자자가 원하는 일이라 해도, 아무리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일이라 해도, 그것이 사용자를 위한 게 아니라면 우리는 하지 않을 것이다. 보이저엑스의 구성원은 언제나 사용자 중심으로 모인다. 인맥, 라인, 직군 등 사용자가 아닌 다른 것을 중심으로 사사롭게 모이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사용자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의 의미다.
 
팀웍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 할 지라도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낼 수는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함께 모여 일을 한다. 혼자서는 못 하는 일을 팀을 이뤄 함께 한다면 해낼 수 있다. 하지만 팀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팀은 아니다. 어떤 팀이냐에 따라 해낼 수 있는 일이 달라진다. 평범한 팀은 못 하는 일을 좋은 팀이라면 해낼 수 있고, 좋은 팀은 못 하는 일을 위대한 팀이라면 해낼 수 있다. 똑같은 사람들로 구성된 팀이라 할지라도 팀웍이 어떻냐에 따라 팀의 화학 작용은 전혀 달라진다. 이것이 바로 우리에게 팀웍이 중요한 이유다.
 
성장
세상에 좋음을 추구하는 회사는 많다. 하지만 보이저엑스는 좋음 이상의 것, 그러니까 위대함을 추구하는 회사다. 우리는 우리가 만들어 낸 쓸 만한 것과 좋은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우리는 더 좋은 것, 위대한 것을 추구하며 계속 나아간다. 이것이 우리가 해내야 하는 성장이다.
좋은 건 많은 사람들과 나눠야 한다. 우리가 만들어 낸 위대함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다. 더 많은 사용자에게 위대한 서비스를, 더 많은 구성원에게 위대한 팀을, 더 많은 주주에게 위대한 회사를 제공하는 것. 이것 역시 우리가 이뤄내야 하는 성장이다.

사용자, 팀웍, 성장. 이 핵심 가치를 실현해내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 이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 성공을 만들어내는 역량에 대해 알아보자.
 
 

4. 성공을 만들어내는 역량

성공을 만들어내는 역량으로는 능력/실력/노력이 있다. 그런데 정말 큰 성공을 하려면 여기에 운까지 더해져야 한다. 능력/실력/노력을 갖추는 것이 인간의 영역이라면, 운은 하늘의 영역이다. 그래서 진인사 대천명이라는 말이 있는 것 같다.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 하늘의 뜻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니, 이 자리에서는 인간의 영역인 능력/실력/노력에 대해 다뤄보겠다.

능력
능력은 이론과 머리에 해당한다. 문제를 발견하고 분석해서 정의하고, 거기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
 
실력
하지만 좋은 해결책이 나왔다고 해서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실력이다. 실력은 실행과 손에 해당한다. 현실 내에서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다.
 
노력
능력과 실력이 일회적으로만 발휘된다면 성공을 만들어낼 수 없다. 성공을 만들어내려면 능력과 실력을 꾸준히 발휘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것을 노력이라 한다.
 
 

5. 다시, 의지 경영

사람은 누가 시키는 일이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놀라운 역량을 발휘한다. 서두에 이야기한 의지 경영의 근간을 이루는 믿음이다. 이 문장을 핵심 가치와 역량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조금 더 풀어 써보면 어떻게 될까?
역량을 가진 구성원이 사용자/팀웍/성장을 위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면 서비스는 잘 돌아갈 것이다. 의지 경영의 핵심인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뿌리는 변하지 않았다. 다만 [역량을 가진 구성원이 핵심가치를 위해]라는 부분이 추가되었다.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데려다 놓고 '당신 하고 싶은 거 하세요.' 한다고 해서 일이 잘 될 거라 믿는 것은 아니다. 그 정도로 순진하지는 않다.
역량과 핵심가치에 대해서는 앞에서 살펴봤으니 이제 의지에 대한 부분, 그러니까 '하고 싶은 일을 한다' 부분에 대해 살펴보겠다.
 
 

6. V의지

국어사전에서 '의지'를 찾아 보면 이렇게 뜻풀이가 되어 있다. [어떠한 일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 심리학에서는 '의지'를 [선택이나 행위의 결정에 대한 내적이고 개인적인 역량]이라 말하고, 철학에서는 '의지'를 [어떠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의식적인 행동을 하게 하는 내적 욕구]라 말한다.
즉, '의지'란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내적 욕구이기 때문에 목적 지향성이 있어야 하는데, 지극히 내적이고 개인적인 역량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그걸 만들어 줄 수는 없다. 애초에 의지가 이런 것인데 보이저엑스는 무슨 배짱으로 의지를 경영하겠다는 것인가.
보이저엑스의 의지 경영에서 경영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의지'는 어떤 특수한 의지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행복의 기준과 삶의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의지 역시 다양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한 사람이 품고 있는 의지도 굉장히 다양하다. 보이저엑스가 개인이 가지고 있는 모든 의지를 경영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런 건 애초에 가능하지도 않다. 보이저엑스에서 말하는 의지경영은 어떤 특수한 형태의 의지에 대한 경영이다. 오해를 줄이려면 이 특수 의지와 인간의 보편 의지를 구별해서 말하는 게 좋겠다. 그래서 앞으로 이 특수 의지를 [V의지]라 부르겠다.
그렇다면 V의지란 무엇일까? V의지는 자신의 역량, 즉 자신의 능력/실력/노력을 보이저엑스의 핵심 가치인 사용자/팀웍/성장과 연결하려는 의지다. 따라서 연결이 되어 있지 않다면.. 즉, 두 지점이 연결되지 않고 어느 한 지점에만 머물러 있다면 V의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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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의지가 아닌 것) 나만 중시
어떤 일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욕망만을 중시하는 상태는 V의지가 아니다. 이 상태에서는 사용자/팀웍/성장이라는 핵심 가치가 개인의 결정에 영향을 끼치지 않고, 개인의 결정 역시 사용자/팀웍/성장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이 상태에서는 별다른 질문이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의 욕망만을 중시하기 때문에 생길 래야 생길 수 없다. "나는 A가 하고 싶으니까 A 해야지." [하고 싶은 걸 한다.]라는 말을 들으면 보통 이 상태를 떠올리기 쉬운데, 이런 건 V의지가 아니다.
 
V의지가 아닌 것) 회사만 중시
반대로 회사만 중시하는 것 역시 V의지가 아니다. 이 상태에서는 어떤 일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핵심가치인 사용자/팀웍/성장만을 고려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욕망은 그저 억눌러야 하는 대상에 불과하다. 내가 하고 싶은 게 A라 하더라도, B가 필요하면 별 생각 없이 B를 하거나, B를 왜 해야 하는지 납득을 못 했으면서도 그냥 시키니까 하는 것이 바로 이 상태의 모습이다.
사실 대부분의 회사원들이 여기에 속한다. 납득할 수 없는 것에 따르느라 지친 회사원들은 서로를 위무하며 말한다. "네가 참아. 하기 싫은 일 하라고 월급 주는 거잖아." 회사만 중시하는 세태가 반영되어 있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태도로는 회사의 대리인으로 회사가 시키는 일만 해낼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것 역시 V의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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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의지) 나와 회사 모두 중시
V의지는 나의 역량과 핵심가치를 연결하려는 마음이다. 그래서 V의지 상태에서는 어떤 일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핵심가치와 나의 욕망을 동시에 중시한다. 마음 내키는 대로 하는 것과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은 V의지가 아니다. V의지를 가진 사람은 하고 싶은 게 생겼을 때 그게 어떤 식으로 핵심가치에 도움이 되는지 한 번 더 검토한다. ("내가 하고 싶은 건 A인데, 이게 사용자에게 정말 도움이 될까?") 동료의 의견에 대해 이해가 잘 안 가는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질문한다. ("B가 어떤 측면에서 사용자에게 더 좋다는 거지? 나는 이해가 잘 안 가는데.. 물어봐야겠다.") 바라봐야 할 곳과 지금 나의 좌표를 동시에 살피면서 이 화살표를 계속 연결해내려 하는 것. 이것이 V의지다. 그리고 이건 자아실현과도 연결이 된다.
 
자아실현
회사에서 '자아실현'이라는 단어를 이야기하는 게 여러분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기 싫은 일 하라고 월급 주는 거잖아."라는 태도로 연결된 회사와 구성원들 사이에는 '자아실현'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 안타깝지만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사실이다. 회사의 가치를 구성원의 욕망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이저엑스는 다르다. 보이저엑스가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건 구성원이 회사에 '헌신'하는 것이 아닌, 구성원과 회사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보이저엑스는 회사에서도 자아 실현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자아실현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생산성, 성장 동기, 사회 등의 단어들이 눈에 띈다. 그리고 이런 단어들은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설이나 욕구 단계설을 발전시킨 알더퍼의 ERG 이론에서도 금방 찾아볼 수 있다.
여기에서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자아'만 가지고는 '자아 실현'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아 실현'을 하기 위해서는 나의 자아를 펼쳐낼 공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인간에게는 사회가 필요하다. 그런데 모두가 똑같은 공간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자아의 생김새가 다른 것처럼 자아가 필요로 하는 공간 역시 다르다. 누군가는 정치 영역이 자아 실현의 장일 수 있고, 누군가는 학계가 자아 실현의 장일 수 있다. 각자가 진입한 자아 실현의 장 속에서 개개인은 인정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대체될 수 없는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것이 곧 자아 실현의 과정 아닐까?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보이저엑스 역시 훌륭한 자아 실현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물론 보이저엑스가 여러분의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장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또한 보이저엑스를 다니기 위해서는 이 곳에서 무조건 자아실현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척 간단하다. 기존의 회사를 바라보던 통념대로 보이저엑스를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 회사 역시 훌륭한 자아실현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것. 보이저엑스는 그런 회사가 되고 싶다는 것.
 
 

7. V의지의 강점

보이저엑스는 개개인으로부터 V의지를 끌어낼 수 있도록,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각자의 V의지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경영해나갈 것이다. 보이저엑스에게 V의지가 이렇게 중요한 이유는 V의지가 가진 강점 때문이다.
V의지의 강점은 진짜 어려운 일, 즉 wow를 해낼 수 있다는 것에 있다. 한두 번의 고난을 극복해 내는 것은 조력자의 도움을 받거나, 이를 악물고 버티는 방식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위대한 일은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거나, 자신을 억누르는 방식으로는 절대로 해낼 수 없다. 위대한 일을 해 내려면 한두 번의 고난이 아닌 여러 번의 고난을 꾸준히 극복해야 하는데,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과정이기 때문에 즐기지 않는 사람은 도저히 해낼 수 없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에 미치지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에 미치지 못한다]는 공자님 말씀도 바로 이런 측면에서 이해될 수 있다. 누군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일은 지속되기 어려우며, 무리해서 지속한다 하더라도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남긴다. 그래서 진짜 위대한 일을 하려면 그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 해야 한다.
 
 

8. V의지의 형성

V의지가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거라면, 혹은 외부에 의해 쉽게 주입될 수 있는 거라면, 굳이 이런 설명을 길게 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이게 좋은 소식인지 안 좋은 소식인지 잘 모르겠지만 V의지를 만들어 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V의지를 만들어 내는 공식 같은 게 있다면 좋겠지만, 개개인이 각자 해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두에게 통용되는 공식 같은 것도 없다. 그래서 이 챕터에서는 'V의지의 형성이 왜 어려운 것인지'를 설명해 보려 한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누구나 자기 중심으로 세상을 본다. 그러다가 사회를 경험하고 관계를 맺게 되며 주변을 고려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주변의 시선만 살피다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다. 나로 인해 주변이 불행하면 안되고, 주변으로 인해 내가 불행하면 안 된다. 그러려면 나와 주변이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이러한 조화는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양보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지.. 나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하고, 주변의 목소리 중에서 내가 귀담아 들어야 할 것과 흘려 들어야 할 것을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조화를 잘 이루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V의지는 나와 회사의 조화다. 이 조화 역시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직접 만들어 내야 한다.
그리고 그 노력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직접 해야 한다. V의지는 나의 역량과 회사의 핵심 가치를 연결하는 것이다. 이 화살표는 나의 역량에서 출발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화살표를 제대로 그려낼 수 있는 건 오직 나밖에 없다.
조금 전 V의지가 아닌 것의 예시로 두 가지를 살펴봤다. 나만 중시하는 것과 회사만 중시하는 것. 나만 중시하는 것은 너무 유치하고, 회사만 중시하는 것은 너무 불행하다.
하루는 24시간인데 우리는 그 중 8시간을 회사에서 보낸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보이저엑스는 보이저엑스의 구성원이 유치하고, 불행하게 8시간을 보내지 않길 바란다. 그런 측면에서 나와 회사의 조화는 개인의 행복과도 연결되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회사는 조화를 요구하지 않는다. 회사의 지시에 따르기를, 회사에 있는 시간 동안은 회사를 우선으로 생각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보이저엑스는 다르다. 회사의 지시를 따를 줄만 아는 사람은 정말 어려운 문제를 풀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보이저엑스는 구성원 개개인이 자신과 회사의 조화를 찾아내길, 그래서 V의지를 마음 속에 갖게 되길 바란다. 그것이 구성원 개인에게도 좋고, 회사에게도 좋다는 강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시행 착오가 필요하다.
'자기 전에 5분씩 주문을 외우면 V의지가 생긴다', '엄선된 100가지 질문에 답을 하면 V의지가 생긴다' ... 이렇게 단순하게 알려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V의지는 그렇게 기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시행착오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 정도가 고작이다.
나의 역량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자신을 객관화 해서 생각해보고, 회사의 핵심가치가 무엇인지 나의 머리로 이해해보고, 어떤 식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고, 실제로 한 번 실행해보고, 결과를 통해 반성하고, 다시 도전하고, … 이런 과정이 필요하다. 보이저엑스에서는 이러한 구성원들의 시행 착오는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오히려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이 과정을 통해 V의지를 갖게 된 구성원들은 이전과는 다른 무언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9. V의지의 모습

그렇다면 V의지를 가진 사람은 어떻게 일할까? V의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구체적인 상황에서 V의지를 가진 사람의 모습을 예시로 소개한다. V의지의 실천 방법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다뤄나갈 것이다.
 
매일의 업무 속에서
평상 시 V의지가 잘 발현되고 있는지 스스로 가늠해 볼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시간이 잘 간다.
V의지가 실현되면 하고 있는 일에 몰입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몰입을 하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 지도 모른 채 금방 지나가 버린다. 따라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데 시간이 아주 잘 가고 있다면 '내가 몰입을 잘 하고 있구나. V의지를 잘 발현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한가하지 않다.
사용자 / 팀워크 / 성장을 생각하면 해야 할 일이 넘치게 많다. 따라서 한가할 틈이 없다. 만약 업무 시간이 무료하고 한가하게 느껴진다면 V의지가 제대로 발현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반대로 할 일이 많다는 사실 자체에 숨도 못쉴 정도로 압박을 느낀다면 그것 역시 V의지가 발현된 모습이라고 볼 수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질문이 샘솟는다.
세상에 하면 좋은 일들은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우리는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 따라서 어떤 일을 할 때에는 실제 효과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게 정말 필요한 일인가? 우리 핵심 가치에 어떤 도움이 될까? 그런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할 수 없다면 하지 않겠다는 선택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의견이 엇갈리는 갈등 상황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하다 보면 의견이 갈리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럴 때 V의지를 가진 사람은 자신의 의견을 설득하기 위해, 그리고 타인의 의견을 납득하기 위해 노력한다. 반면에 그런 갈등 상황에서 침묵하고 수용하는 사람도 있다.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으면서 설득과 납득의 노력을 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V의지가 아니다. 내 마음이 불편한 게 싫어서 갈등을 피하는 건 나만 중시하는 태도이며, 회사의 결정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따르는 건 회사만 중시하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갈등을 피하고 싶은 건 인간의 당연한 본능이다. 이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갈등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갈등을 건강하게 소화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 때 완전한 솔직함 같은 개념이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별도 교육을 통해 이런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도 조금씩 해볼 예정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설득이 잘 되지 않을 때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설득이 잘 안 될 때가 있다. 그럴 때 V의지를 가진 사람은 어떻게 행동할까? 어차피 모든 사람을 설득할 수는 없다. 열심히 노력해서 일부의 사람이라도 설득했다면, 거기에 만족하고 진도를 나가야 한다. 설득된 사람들의 의지를 모아 더 큰 의지를 만들고, 그것으로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계속 거치는 것이다.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설득에 실패했다면, 하지만 여전히 나의 의지가 확고하다면, 자신의 카드를 걸고 진행하면 된다. 설득에 실패했는데 계속 진행해도 된다는 게 조금은 낯설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타당한 이유가 있다.
 
WOW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 빌 게이츠가 모든 집에 컴퓨터를 한 대씩 놓겠다고 했을 때, 세상은 그들을 모두 비웃었다. 세상에 있는 모든 새로운 것들 중에 환영 받으며 만들어진 것은 하나도 없다. 새로운 것들은 전부 기존의 틀에 익숙한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만들어졌다. 따라서 10명 중 10명 모두가 동의하면 그건 WOW가 아니다. 누가 봐도 당연히 좋은 건 WOW라고 볼 수 없다. 보이저엑스는 설득에 실패했다는 이유만으로 WOW 가능성이 있는 아이디어가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자기가 정말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고, 핵심 가치에도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진행해야 한다. 그것이 의지 경영이다.
 
카드, 책임과 권한
설득이 안 되어도 진행하는 것이 의지 경영이라면, 의지와 고집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그 순간에는 사실 구별하기 어렵다. 그래서 보이저엑스에서는 ‘카드'의 개념을 사용하여 이 부분을 관리할 것이다.
의지가 있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을 설득하려 노력해야 하지만, 설득이 안 된다 하더라도 자기에게 주어진 카드를 걸고 진행할 수 있다. 여기에서 '카드'는 개인에게 주어진 책임과 권한을 의미한다. 즉, 자신의 권한으로 진행하고 그 책임을 지겠다는 일종의 지금선언인 것이다.
하지만 그 카드를 무한정으로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큰 카드는 1년에 3번, 작은 카드는 1년에 10번 정도 사용할 수 있다.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카드를 걸고 진행했다면, 진행된 일의 결과를 보며 잘한 부분과 잘못한 부분을 스스로 반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카드 사용의 결단과 그 결과는 조직 내에서 그 사람의 신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카드를 전부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내지 못한 사람의 발언은 조직 내에서 점차 설득력을 잃게 될 것이다. 반면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좋은 성과를 낸 사람의 발언은 이전보다 더 큰 설득력을 얻게 될 텐데, 결과에 따라 설득력을 잃고 얻는 이 과정은 무척이나 자연스럽게 흘러갈 것이다. 토론의 과정과 결단의 순간, 그리고 그 모든 선택의 결과가 모두에게 공개되기 때문이다.
 
보이저엑스에서의 V의지 사례
그렇다면 지금껏 보이저엑스에서 발휘된 V의지의 사례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세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 Vrew 모바일 버전이 필요할 때
    •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필요한 태스크가 생기면 거기에 리소스를 할당한다. 안드로이드 버전이 필요한 프로젝트에 대해 '이번에 들어온 인턴에게 안드로이드 버전을 만들라고 시키자.' 라고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런 구도 속에서 개인은 자율을 발휘하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보이저엑스는 시키지 않는다. 그렇다면 실제 일은 어떤 식으로 진행될까?
      필요를 느낀 사람은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설득한다. 이 설득 역시 회사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필요성을 느끼는 구성원 개개인의 V의지로 진행된다.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 사람은 '관심이 있었는데 그럼 내가 한 번 해볼까?' 라는 마음으로 일을 자발적으로 시작한다. 실제로 Vrew의 iOS 버전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안드로이드 버전보다 iOS 버전이 먼저 나온 것 역시 어떤 전략적 차원에서의 판단이라기보다는 구성원이 가진 V의지의 소산이다.
  • 노션/스윗이 좋다고 들었을 때
    • 회사에서의 협업 툴은 작업의 효율화를 위해 무척 중요하다. 보이저엑스에서 어떤 협업 툴을 사용할지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V의지는 모습을 드러낸다. 노션과 스윗의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보이저엑스에서는 현재 노션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노션을 사용하기로 결정된 과정을 보면 그 시작에도 V의지가 있었다. 먼저 슬랙을 통한 정보 공유에 한계를 느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조금 더 긴 내용을 기록하고 싶어 했고, 정보가 휘발되는 것에 문제 의식을 느꼈다. 그들은 그런 갈증을 해결해주는 툴로 노션을 찾아냈고, 나름의 방식으로 열심히 사용했다. 그 과정을 통해 노션이 가진 효용이 확인되었고, 현재에 이르렀다.
      스윗 역시 마찬가지 과정을 거쳤다. 슬랙에 한계를 느낀 사람들이 스윗을 자발적으로 사용해봤고, 그 과정을 통해 좋은 점과 불편한 점에 대해 먼저 경험할 수 있었다. 그들은 경험을 통해 획득한 정보를 모든 구성원에게 공유했고, 그 과정을 통해 보이저엑스는 스윗에 대해 아직은 슬랙을 대체하기 불편한 점이 있으니 조금 더 기다려 보자 정도의 결론을 낼 수 있었다.
      어떤 툴은 도입에 성공했고, 어떤 툴은 도입에 실패했다. 하지만 그런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관심 있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무언가를 먼저 해 보는 과정 자체가 V의지의 발현이라는 것, 이 점을 강조하고 싶다.
  • 의지 경영에 대한 내용을 공유하고 싶을 때
    • 팀웍을 위해 대표가 구성원에게 무언가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선택은 대표에게 그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의지 경영에 대해서 우리 모두에게 설명해주세요.') 하지만 그것은 V의지라 보기 어렵다. 왜 자신이 필요하다고 느끼는지 대표를 설득하려는 충분한 노력 없이 대표에게 내용 공유를 요구하는 것은 이제 막 들어온 인턴에게 안드로이드 개발을 시키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의지 경영에 대한 이번 공유 자리 역시 V의지가 발현된 사례다. 보이저엑스 구성원 전체에게 의지 경영을 정리해서 공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느낀 사람들이 있었고, 그 사람들이 대표를 다양한 방식으로 설득했다. 그 설득에 납득한 대표는 자신의 V의지를 함께 발휘했고, 그 결과로 오늘의 자리가 마련되었다.
       
       

10. 맺으며

지금까지 [의지 경영]의 대략적인 내용과 [V의지]에 대해 살펴봤다.
의지 경영은 보이저엑스 고유의 경영 철학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걸 정리해내는 작업과 전파해가는 작업 모두 우리 손으로 직접 해나가야 한다. 여러분이 보고 있는 이 문서가 바로 [의지 경영]의 정리와 전파를 위한 첫 번째 시도다. 내용 중에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나 설명을 보강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자유롭게 의견을 주면 좋겠다. 여러분의 의견이 우리의 경영 철학을 다져 나가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last updated : 2021.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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