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립선언서 (2020, 생각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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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립선언서 - 일본발 서드 임팩트에 맞닥뜨린 우리의 현재 기록》
생각비행 발행
2020.11.05 (실 발행일 2020.11.30)
316쪽
547g
152×225×30mm
ISBN 9791189576707
 

책 뒷이야기

 
《키워드 오덕학》의 후속작 격인 책으로, 《키워드 오덕학》 출간 후 3년 동안 급변한 국내외 상황에 관해 조명하고 있다. 제목이 내용 대부분을 설명하고 있는 책으로, 덕질 면에서 한국은 더 이상 일본의 영향권에 잡혀 있지 않음을 선언함과 동시에 이제 우리의 체급이 이제 생각보다 그리 약하지 않음을 말하고 있다.
데프콘의 아스카 대형 브로마이드 철거로 대표되는 한국 오타쿠 계층의 입장 재정립은 문자 그대로 '정말 많은 것을 말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의 비실사 기반 시각문화들이 발전을 거듭해 가는 과정에서 일본의 영향권에서 다분히 멀어지고 있음에도, 오랜 시간 관성적으로 일본 대중문화의 영향을 의식하고 되새겨 온 사람들이었다. 이들조차 일본 문화에 등을 돌리는 행태는 기념비적인 '사건'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돌이켜 보았을 때 현재의 한국 대중문화가 과연 일본의 영향에 어느 정도나 점유당해 있는가를 묻는다면, 오히려 한국이 앞서 나가고 있거나 아예 관계가 끊긴 부분이 훨씬 더 많이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지점에서 '덕립'을 선언하고, 그 관점에서 이제 우리의 근 10년을 돌아보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직관적인 제목을 달았다고 자평하고 있다.
 

 
《덕립선언서》 비치 도서관 목록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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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2
 
(※ 상기 목록은 검색으로 확인된 것만 기록한 것으로 전국의 도서관 전체를 확인한 건 아닙니다)
 

출판사 책 소개

 
“세계로 확장해가는 이 땅의 오덕 문화, 그 과거와 현재”
 
2017년 『키워드 오덕학』(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이란 책으로 ‘자생형 한국산 2세대 오덕의 현재 기록’을 정리했던 저자가 2020년 현재 한국의 오덕 문화를 다시 진단하고 정리하는 책을 펴냈다. 불과 3년 사이에 한국의 오덕 문화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형태로 변화했다. 소위 ‘덕질’의 주류가 만화와 애니메이션에서 콕 집어 ‘K-POP’으로 그야말로 완전히 넘어간 것이다. 그 첨병이라 할 방탄소년단(BTS)의 행보는 콘텐트의 스토리텔링에서부터 팬층의 확대, 캐릭터화, 그리고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해외 무대에 이르기까지 ‘과거 한국 만화가 선보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대부분의 것을 눈앞에서 보여주고 있다. 이는 비단 방탄소년단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 대중문화의 성격과 저변이 ‘한국적’이라는 모호한 딱지를 붙이고서야 자부심을 억지로 제조할 수 있었던 시기를 한참 뛰어넘은 상태에 도달해 있음이 명확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2020년 한국 영화 [기생충]이 미국에서 오스카상을 받는 일까지 연이어 일어나고 나니, 소위 ‘국뽕’까지 안 가더라도 이젠 자연스레 “우리 좀 괜찮네?” 하고 말할 수 있게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한국의 대중문화를 통해 형성되는 덕들의 범위는 일본 영향을 받은 ‘오덕’의 틀을 넘어 오롯이 ‘세계 단위’로 확산하는 추세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나라의 문화적 체급이 많이 올라가 있었던 셈이다. 일본의 영향에서 조금씩 벗어나 나름대로 생명력을 얻고 있었던 2세대 한국형 오덕의 현재성에 주목하여 이를 문화 지형도로 낱낱이 기록한 바 있는 저자는, 근 3년 사이에 벌어진 오덕 문화의 전폭적인 변화를 두고 ‘덕립선언’이라는 표현을 쓰길 주저하지 않는다. 세계로 확장해가는 이 땅의 오덕 문화를 기록한 책의 이름이 『덕립선언서』인 이유다.
 

차례

 
— 서문
01 2019 일본발 서드 임팩트, 그 입맛 쓴 결말 02 밀린 숙제 - ‘서브컬처’의 대안을 찾아라 03 만화가는 화백이 아니다 04 한국 성인만화 속 성애 표현의 한계와 역할 05 애플 앱스토어 토론 그 후 10년 06 만화와 뉴미디어 07 기술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08 ‘만화책’은 돌아오고 있는가?
— 마무리하며
 

서문

 
2019년 <그녀의 사생활>이라는 TV 드라마가 나왔다. 시쳇말로 ‘아빠백통’으로 불리는 거대한 렌즈를 끼운 DSLR을 버겁게 든 채로 표정만은 해맑게 짓고 있는 언니가 포스터에 떡하니 서 있었다. 이 언니가 작중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인가 했더니 다름 아닌 홈마(홈마스터)란다.
홈마는 연예인들의 동선 일체를 따라다니며 초 고해상도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해서 자기 홈페이지에 올리고 팬들에게 팔기도 하는 이들을 뜻한다. 기획사에 고용된 이도 기자도 아니고 사진 전문가도 아니지만 연예인 한정으로라면 연예지 기자보다 더 생생한 인물 화상을 촬영해내어 내 새끼들(?)을 더 가까이에서 보고픈 팬들의 욕망을 채워주는 사람들이다. 놀라운 건 이런 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의 포스터에 적힌 홍보 문구다. “덕질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리라!” “나는 ‘사랑’이라 하고 세상은 ‘덕질’이라 합니다” 어쩔 수 없이(?) 흥미가 동해 들여다 보다가 저 어마어마한 대구경 렌즈의 줌을 당기며 외치던 주인공의 대사 하나에 그야말로 뒤집어졌다. “역시 덕질은 장비빨이지!” 그렇다. 여기서 말하는 덕질 어디에도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없다. 장비빨로 승부하는 냉혹한(?) 러블리 홈마와 그 먹잇감이 될 가련하지만은 않은(?) 피사체가 있을 뿐.
아이돌을 좋아하던 이들이 ‘빠’(팬을 비하하던 빠순이·빠돌이의 어감에서 멸시를 탈락시킨 말)를 넘어 ‘덕질’(오타쿠로서의 행위 일체)로 진입해 들어오던 흐름이야 이미 수 년 전부터 감지되던 바다. 그렇지만 홈마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TV 드라마에서 ‘덕질’이 아예 연예인에게 마음이 동하고 몰입해 온 힘을 다하는 일로 명확히 규정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살짝 아연하면서도 아련한 기분에 빠지고 말았다. 그렇군. 이제 나 같은 오덕의 시대는 이렇게 끝났구나. 의식이 있는 채로 사망신고서에 서명하는 의사를 바라보고 있는 기분이란 이런 걸까.
 
***
 
오타쿠가 아닌 자생형 한국산 오덕의 이야기를 콘셉트로 잡았던 나의 첫 책 <키워드 오덕학>은 세종도서 선정을 비롯해 그 나름대로의 성과를 냈다. 의도와는 완전히 부합하지 않는 감상도 더러 있었으나, 많은 분들이 일본발 오타쿠 문화들의 단순 번역이 아니라 우리 시선에서 풀어낸 우리네 오덕 이야기라는 점에 공감해주셨다. 두 번째 책 <나의 만화유산 답사기>를 낸 이후 출판사는 <키워드 오덕학>의 후속작으로서 오타쿠와 오덕 용어를 인문학적 견지에서 해설하는 사전을 쓸 것을 제안했다. 지금 이 책은, 그래서 원래는 사전이 될 예정이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그리 되지 못했다. 그 짧은 사이에 많은 것이, 그리고 모든 것이 완전히 변했기 때문이다.
<키워드 오덕학>은 한국 땅에서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던 한국산 ‘오덕’으로서 일본의 오타쿠 문화를 일본과 동 시기에 똑같은 감각으로 영위할 수 없는 까닭을 말했던 책이다. 그래서 우리의 이야기가 많이 들어 있지만, 반대로 말해서 우리가 받아들였던 많은 문화의 원산지와 배경을 새삼 다시 확인하는 이야기기도 했다. 그리고 나아가 그럼에도 한국 땅에서 나서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이 문화가 일본의 단순 복제에 머무르지 않고 나름의 색채를 띠고 한국의 대중문화 안에서 역할과 영향력을 지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글들이기도 했다.
한데 쓴지는 3년 여, 책이 나오고는 불과 2년여 만에 한국은 <키워드 오덕학>을 쓰던 당시엔 상상도 할 수 없던 형태로 변했다. 오덕질, 나아가 더 맥락이 탈락한 개념으로서의 ‘덕질’의 주류가 만화와 애니메이션에서 콕 집어 K-POP으로 그야말로 완전히 넘어갔다. 개념이 변하고 있다는 언급을 하긴 했지만 개념이 확장되는 수준을 넘어 주류 자체가 뒤집어진 것이다. 그 사이에 K-POP은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언젠가 죽기 전에는 닿을 수 있을까 싶던 위상으로 성큼성큼 앞장서 올라서고 있었다. 불과 2년여 만이다. 과연 국가번호 82를 단 나라의 시민들다운 모습 아닌가.
그 첨병이라 할 방탄소년단(BTS)의 행보는 콘텐트의 스토리텔링에서부터 팬층의 확대, 캐릭터화, 그리고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해외 무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만화가 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대부분의 것을 실제로 눈앞에서 덜컥 보여주고 있다. 방탄소년단만이 아니다. K-POP은 음악은 물론 한국 대중문화의 성격과 저변이 ‘한국적’이라는 모호한 딱지를 붙여서야 자부심을 억지로 제조할 수 있던 시기를 어느덧 벗어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와중에 2020년 한국 영화 <기생충>이 미국에서 오스카를 받는 일까지 일어나고 나니, 소위 ‘국뽕’까지 안 가더라도 이젠 자연스레 우리 좀 괜찮네?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을 통해 형성되는 덕들의 범위는 일본에 기인해 영향을 받았으되 자생하기도 했던 우리나라의 어느 부류-라는 설명이 무색하게 그냥 ‘세계 단위’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나라의 문화적 체급은 많이 올라가 있었던 셈이다. 물론 모든 건 각자의 성취지만 그 성취가 저변의 문화자산 없이는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배제해선 안 된다. 한데 공교롭게도 우리가 내심 우위로 인정하며 속상해 하던 옆 나라 일본은 문화를 넘어 사회 전체가 많은 부분에서 어이가 없을 만큼 허술함을 노출해 가고 있었다. ‘우리가 알던 일본이 맞나?’라는 당혹감과, 객관적 견지에서도 우리가 앞서는 것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상황은 어느덧 마흔을 훌쩍 넘긴 만화 오덕 아저씨 입장에선 그야말로 적응을 할 수 없을 만큼 기괴한 상황이다.
그러나 어쩌랴? 안타깝게도 대중문화라는 넓고 깊은 바다의 주도권을 쥐고 압도적인 영향력과 파괴력을 보여주는 건 나를 포함한 앞 세대 오덕들이 그토록 보고 싶던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아니고, 또한 지금의 세대가 필요로 하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우리가 그토록 성취하고 싶던 형태와는 완전히 거리가 멀어졌다.
냉정하게 말해 대중 평균이 형성되어 있는 지점이 빠르게 달라졌다. 공교롭게도 일본과 연결되어 있거나 영향을 받았던 개념을 분석하고 해설하는 건 <키워드 오덕학>이 나오던 그 시기까지가 딱 한계 지점이었던 셈이다. 기막힌 타이밍에 막차를 탔구나 하는 안도감도 잠시, 나는 계약을 한 이 책을 놓고 깊은 절망에 빠졌다. 창작자나 업계인, 연구자를 위한 지식이 아닌 바에야 대중에게 이미 덕질이란 만화와 애니메이션 쪽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영역이 됐다. 그리고 일본은 더 이상 참고가 될 만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이래선 원래 내려던 책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래서 과감히 결단을 내렸다. 책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자. 결단은 늦었지만 더 늦으면 아예 답이 없는 상황이었다.
이 책은 그래서 ‘일본의 영향을 받은 건 맞지만 우리 나름대로 이 땅에서 소화하고 자생해 온 지점’을 논하던 <키워드 오덕학>과는 달리 조금 더 우리 안에서 형성되어 온 것의 연유와 현재에 집중한다. 오덕으로서도 더 이상 일본과의 연결점에 매일 필요가 사실상 사라진 지금 우리네 안에 형성된 자산을 돌아볼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다. 영향을 받아 형성된 영역은 앞 책에서 충분히 짚었고 지금은 이미 그 역할이 중요하지 않게 되기도 했다.
지금을 파악하기 위해 과거를 훑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 많지만 너무 멀리는 가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이 책이 《한국 오덕사》는 아니기 때문이다. 원형이나 연혁을 좇는 부분이 아니라면 대체로 2010년을 전후한 시점부터 10여년 정도의 근래부터 훑으려 했다. 덕분에 지난 10여년 간 써 왔던 글들을 끄집어서 다시 보고 스스로 힘겨워하는 반성의 시간을 강제로 보내기도 했다. 기회가 닿는다면 《한국 오덕사》라는 기획은 집필해 볼 만은 하겠지만 이번은 아니다. 저 기획은 언젠가의 숙제로 남겨두고자 한다.
 
***
 
원고를 쓰는 와중 터진 코로나19 사태는 재택근무에 너무나 익숙한 내게도 견디기 버거웠다. 전 세계를 덮치는 역병과 그 여파 한 가운데에 서리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그로 말미암아 나와 내 주변은 물론 세계의 모습과 질서가 근본적인 부분에서부터 바뀔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그저 아득할 따름이다.
게다가 설마하니 <아키라> 속 2020년 도쿄 올림픽 중지-가 진짜로 현실화하는 꼴을 눈앞에서 지켜보게 될 줄은 몰랐지만, 어이없음도 잠시고 역병을 맞이하는 과정에서 안 그래도 충분히 우스웠다가 더 우스운 꼴로 무너져가는 일본의 모습을 보며 정말로 복잡미묘한 심경에 빠지고 있었다. 어쩌면 이 책은 내게는 내 자신에게 적는 독립선언문일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진짜 우리 이야기만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심정이다. 아마도 비슷한 심정으로 근 몇 년을 보낸 이들이 많을 터다. 괜찮다. 원하는 방향은 아니긴 할 터이나 크게 보면 바라던 방향 아니던가?
세상 걱정을 안 할 수 없는 이 상황 속에서 말할 수 없을 만큼 힘겨웠다. 자잘한 원고들이 너무 겹쳐 있기도 했지만 느닷없이 보름 넘게 몸이 퍼져 병원에서 그 유명한 마늘주사를 맞고 오는 촌극도 겪었다. 어쨌거나, 어찌 저찌 끝을 맺는다. 언제나 그렇지만 책의 내용에 관한 모든 판단은 내 손을 떠난 순간부터 독자 여러분의 몫이다. 나의 여섯 번째 책을 기꺼이 집어 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아울러 가족과 오랜 시간 인내심을 지니고 기다려주신 출판사 생각비행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 말씀을 전한다.
 
2020년 3월 말 서찬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