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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여덟번째 일기 (9/21-24)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
 
 
 
가끔 공부를 하다보면 사진을 찍을 일이 한 번도 안 일어난다.
 
그래서 21일 화요일은 쓸 말이 별로 없네.
마찬가지로 7시부터 7시까지 정말 열심히 살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글로 옮길 수 있는 내용은 별로 없네.
 
열심히 살았구나 싶다.
 
 
 
 
서로 챙겨주는 문화
 
뭐 나만 열심히 산게 아니고... 22일 수요일에 나는 수강하지 않은 Math camp 2 시험이 있었다.
 
경제학과 친구들에게는 떨어지면 향후 제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험이라 고생을 꽤나 했다.
경제에 문외한인 나를 위해 항상 공부하는 것을 봐줘서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응원(?) 이미지 짤 만들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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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줄 아는 게 이런 짤 만드는 것 뿐이라 잠깐이라도 실소할 수 있도록 ㅋㅋ
친한 친구 몇에게 개인 버전을 간단히 만들어줬다.
 
ㅋㅋ 친구들이 나에게 말 안 듣는 어린 아이 같다고 표현하기 시작했는데,
초반 이미지를 잘 못 잡은 거 같기도 하다.
 
내 나이 서른인데... ㅋㅋ (친구들은 대부분 나보다 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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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암튼, 서로 먹을 것도 잘 나누고 챙기고 하는데...
개인 주의가 강한 미국에서 이런게 일상 적인 느낌은 분명 아니란 말이지...
 
 
에머리에 와서 착한 친구들을 많이 만나서 축복이다 싶은데,
교직원들도 박사들을 잘 챙기는 것 같더라.
시험이 끝난 것을 축하한다고 아이스크림을 넣어둔 것도 그렇지만,
이전부터 경제학과 행정 직원들이 박사생들에게 친절하다는 느낌을 여러번 받았다.
 
물론 경영대학도 그렇고!
그래서 나도 직원분들과 편안하게 잘 지내려고 노력 중!
 
 
 
 
 
그리고...
 
에머리에 와서 가장 감명 깊게 봤던 행사는... 아래다.
암으로 돌아간 동료 교수의 뜻에 따라 마련된 헌혈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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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시면서 다른 것을 원한 것이 아니라 헌혈 봉사를 희망했다는 고인의 유지를 받았다는데,
교수, 직원, 대학원생만 준비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도 여럿 시간을 내어 준비를 하더라.
 
한국에서 헌혈로 금장까지 받은 나였는데, 외국인도 참여할 수 있나 싶어 물어보니,
적십자(?) 같은 곳에서 판별을 하기 전까지는 그냥 일단 신청을 자발적으로 하는 거라고...
 
 
그리고 다음 날 가서 보니, 20명 넘는 분들이 대기 중이었다...
그래서 난... 다음에 참석 하고 싶으니 관련 내용을 전달해달라고 이메일을 남기고 왔다.
 
 
 
 
 
내가 나의 일상을 사랑하게 되는 이유
 
반복되면서 지루하고 고될 수 있는 박사 생활의 일상...
그렇지만 내가 이 삶을 사랑할 수 있는 이유들은 거창한 것들은 아닌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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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때마다 학우들이랑 나눠 먹으려고 먹을 것을 챙기는 친구,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물어보면 자신이 하는 일들을 멈추고 가르쳐 주는 친구,
열쇠를 깜빡하고 놓고 오자, 학교 사무실 까지 와서 열쇠를 두고 가주는 룸메 친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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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좋은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돌아오지 않을 이 시간들을...
제대로 음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