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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도와 드릴 일 없을까요?”
현수님이 쭈뼛거리며 물었다. 평소와 같은 상황이나 업무에 짓눌리고 있었다면 반가운 멘트였을텐데, 오늘의 이 말은 나에게 무척이가 불편하게 들렸다. 왜 나를 도와줄까, 분명이 현수님 담당인 일도 안 끝났을 텐데, 벌써 끝낸건데 내가 파악 못하고 있는 걸까 같은 질문들이 머리 속을 멤돌았지만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힘겹게 입술을 열었다.
“말씀은 고맙지만 지금은 제가 드릴 일이 없을 것 같아요. 근데 인스타그램 컨텐츠와 광고 세팅을 끝나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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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님과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선 살짝의 배경 지식이 필요하다. 그는 처음 만났을 때 “마케터”라고 자신을 소개하였고 퍼포먼스 마케팅과 콘텐츠 마케팅 전문이라고 알려져있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워도 많았다. 얕게 알고 있었기에 그런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하며 지인으로서 교류했다.
그러던 중 개인적으로 외주 프로젝트를 하나 진행하게 되었다. 외국계 기업의 큰 프로젝트였고 예산 규모나 리워드도 상당했다. 매력적이나 혼자 하기엔 부담스러운 일도 많았고 마케팅쪽은 전문 분야가 아니었기에 마케팅 분야를 담당할 인력이 필요했다. 주변에 수소문을 하였고 지인에게 우연히 현수님을 추천 받았다.
몰랐던 이도 아니고 사람도 필요했기에 함께 해보기로 하였다. 간단한 대화와 단편적 인상만으로 함께 일할 동료를 정하는건 멍청한 일이라는 것도 모른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