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COF2014 주제전 <만화, 시대의 울림> 공동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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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 제목
    • 제17회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2014) 주제전 <만화, 시대의 울림>
  • 전시 기획
    • 큐레이터 : 백정숙, 서찬휘
    • 디자이너 : 김덕겸
  • 기간
    • 2014.08.13~08.17
  • 장소
    • 부천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전시동 1층 로비(상영관 앞)
 

뒷이야기

 
제17회 부천국제만화축제 주제전 <만화, 시대의 울림> 전은 만화평론가 백정숙 선생님과 내가 공동 큐레이션을 맡아 진행한 전시다. 이 가운데 내가 맡은 것은 한국 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만화가 어떤 역할을 했는가를 살피는 연표와 그에 따른 원고, 그리고 전자액자용 영상이었다.
원안을 넘어 큐레이터 직함을 단 전시로서는 처음이었다. 만화가 사회 문제를 어떻게 담고 또 비추어 왔는가를 이야기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박근혜 정권기이자 세월호가 침몰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시기에 공공기관의 주제전으로 사회 비판적인 이야기를 담아냈다는 것이 곧바로 당시 정권과 그 아비라 할 박정희 정권기를 향한 공격으로 받아들인 부분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 전시의 도록은 내가 서술한 부분이 '사실이 아니라는' 이유로 수정당했고 비매품처리되었다. 즉, '나 때문에' 나만이 아닌 다른 이들의 글까지 졸지에 대중 앞에 공개되지 못했다.
이 때엔 도대체 이해가 안 갔는데 내 이름이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라있었고 참여한 잡지가 통째로 지원 배제되었던 걸 보면 그냥 여러 생각할 것 없이 '그런 시기였다'로 생각해도 될 법하다. 어쨌든 이 전시는, 결과적으로는 전시에서 진짜로 보여주고자 한 바를 당시 정권과 이에 어느 정도는 숙일 수밖에 없던 기관이 '완성'했다 할 수 있다. 시대를 조명할 때는 가끔 이렇게 악인들이 스스로 완성자의 숙명을 달성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내가 피해자가 되는 건 얄궂지만 말이다.
당시 전시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만화박물관 전시동 1층의 로비에서 열렸는데 공간을 굉장히 비틀린 형태로 제공했기 때문에 구성에 여러모로 애를 먹었다. 시대적 흐름을 이동 순서에 맞춰 제공한다는 발상이었는데,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내가 '하고픈 말이 너무 많았다'. 만화가 대사만으로 전달하면 안 되듯 전시도 글로만 전달하려 하면 안 되는 것인데, 이제 와 생각하면 내 말이 너무 많았단 사실을 반성하게 된다. 하지만 어쨌든, 그 시기 한 차례 묶어냈어야 할 화두였음은 분명했다. 치러야 할 피곤한 뒤치다꺼리가 좀 많이 있었을 뿐.
작가분들이 직접 모든 디자인을 맡으셨던 2009년의 한국만화 100주년 기념전과는 달리 2014년 전시는 디자이너로 김덕겸 님이 함께 참여하셨다. 공간 디자인을 3D 모델링 프로그램인 스케치업으로 진행해 내용을 공유할 수 있었는데, 전시가 곧 인테리어이자 건축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깨달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어찌 보면 만화 또한 공간의 분할과 배치고 보면, 건축과 만화는 많은 부분에서 닿아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렇게 또 한 가지 숙제가 늘어간다.
참고로 이 전시에서 잘 드러나진 않았지만 내 나름대로는 꽤 중요했던 대목이 전자액자를 활용한 다이나믹한 비주얼 제공이었는데, 연표 외에 본 전시장 쪽에서 만화와 시대상으로 구분된 영역에서 실제 역사가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장치로서 전자액자를 활용하고자 했다. 인테리어 업체에서 전자액자를 20개 가량 대여해 와서 설치했는데, 전자액자가 제공하는 코덱과 내가 영상을 제작할 때 쓸 수 있던 코덱의 호환성 문제가 발생해 약간 애 먹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어쨌든 평면성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는 프린팅 중심의 전시에서 다채로움을 주기 위한 장치로서 영상의 활용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바, 이후 전시에 참여하게 된다면 만화와 얽힌 영상을 어떻게 제작해 적용할지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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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를 열며
<가만히 있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하기> (백정숙)
 
한 시대에는 많은 이들의 삶이 녹아 있다.. 사람의 삶을 반영한 만화에도 당대의 시대가 살아 있다. 한국의 만화는 어린이들의 친구 뒷골목 풍경, 불량스런 오락이라는 불명예와 함께 재미있는 상상력의 보고라는 가치도 있다. 만화에 대한 기억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일상적이다. 그러나 그 개인들이 모여서 사회를 이루고 일상들이 합쳐져서 시대를 만든다. 그래서 만화에는 각 시대의 명과 암이 모두 깃들어 있다. 한국의 만화 역사에를 살짝 뒤집어 보면 한국 현대사의 개인적 일상들이 시대라는 이름으로 모두 담겨 있다.
경제 성장으로 돌진해 온 한국 사회의 이면에 켜켜이 쌓여 있던 상처 딱지가 세월호 참사를 축으로 커다란 시대의 변화 과정에 봉착해 있다. 사람의 가치, 생명의 가치, 삶의 가치, 일상의 가치 등이 다시 가늠되어야 하는 이 때에 만화 속에서 지난 세월의 우리 사회가 부여잡으려 했던 시대정신은 무엇이었는지 살펴 보면 우리가 한 발짝 나아갈 방향이 잡힐 것이다.
<만화, 시대의 울림展>은 현재를 기점으로 하여 만화 속에 있는 한국의 시대를 돌아보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때로는 시대 때문에 만화가 울기도 했고, 만화를 통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겐 울림을 주기도 했다. 그 모든 과정 속에서 만화는 오락적 도구로만 있지 않았다. 그리고 만화를 통해 본 지난 시대의 우리는 분명 가만히 있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 이 전시는 시대를 표현한 만화를 한 자리에 모아 지금 현재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울음을 토하고 있고, 어떤 울림을 만들고 있는지 보여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