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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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반대편 미국에서 전쟁도 폭력도 갈등도 모두 지난 일로 웃어넘기며 말그대로 하나의 '초콜릿 상자' 같은 역사를 <포레스트 검프>의 일생으로 꺼내 보인 바로 그 해, 1994년. 공교롭게도 중국에서는 '푸구이'라는 한 인물의 <인생>으로, 너무 푹 쪄져 터져버린 만두 20개 같은, 웃을 수만은 없는 역사를 조심스럽게 세상에 드러냈습니다.
영화의 원제이기도 하고, 원작이 되는 책의 제목이기도 한 "활착(活着)"은 "옮겨심거나 접목(接木)한 나무가 살아 붙음."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가졌다가 놓치고 되찾았다가 놓치며 겨우겨우 생을 붙들고 살아가는 '푸구이'의 인생을 2시간으로 압축해 놓은 이 영화를 보시면, 이 제목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느끼실 수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아쉽게도 중국 역사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어 '그런가보다~'하면서 봤습니다. 이 정도의 얕은 감상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영화였는데 20세기 후반 중국 현대사에 관심이 많거나 아는 게 많으신 분이라면 영화에 대한 이해도가 아예 다르리라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