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09_약속

약속이라는 건 어찌보면 서로의 시간을 빌리는 것이다. 가령 1시에 만나 밥을 먹기로 했으면 약속 당사자들은 1시까지 약속장소에 가기 위한 노력 그리고 그 약속의 목적성에 따라 준비하는데 비용이 든다. 여기서 비용은 경제적 비용뿐 아니라 시간, 운동 모든 에너지를 뜻한다. 개인적으로 약속은 크게 세 종류가 있는 것 같다.
1. 서로의 비용을 생각하지 않는 약속
우리가 흔히 하는 약속이다. "언제 한 번 밥 먹자" 같은 류이다. 사회적인 활동과 헤어짐의 인사를 대신하는 약속으로 서로 언제 만날지 무엇을 먹을지 어디서 볼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이 약속은 어찌보면 피해가 서로에게 가장적다. 관용적으로 쓰이는 표현이라 다들 의미를 짐작하고 넘어간다. 그리고 어찌보면 복선을 까는 행위이기 때문에 차후 '2. 서로의 비용을 생각하는 약속'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약속을 1명이라도 진심으로 받아드리는 순간 '3. 한 쪽의 비용을 평가 절하하는 약속이 되어버리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누군가 진심으로 받아 드리면 빠르게 약속을 구체화 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2. 서로의 비용을 생각하는 약속
가장 이상적인 약속 방법이다. 서로의 시간, 이동 등을 고려해 약속 장소를 잡는 방식이다. 물론, 부득이한 이유로 깨질 수 있다. 이럴경우 약속 시간을 이전(에너지를 쓰기 전)에 빠르게 상대에게 고지할 필요가 있다. 약속에 나갈 준비를 다했는데 약속을 파투하는 말을 들으면 기분 좋은 사람은 잘 없다. 물론 그 약속 자체가 나가기 싫은 약속이였다면 파투 소식을 반길 수도 있으나 이건 예외로 두자. 약속을 잡았으면 늦지 말고 늦게 되면 상황을 빠르게 공유하고 파투가 나게 되면 미리 알리는게 필수 이다.
3. 한 쪽의 비용을 평가 절하하는 약속
제일 기분이 나쁜 경우이다. 한 명만 보통 만나고 싶어하거나 애타는 경우인데 일방적 약속 취소가 빈번히 이뤄진다. 그래도 몇일 전에 하면 괜찮지만 당일에도 빈번하게 진행된다. 보통 이런 약속은 반복된다. 최근에 4번 파투나 본적도 있다. 이유도 다체롭더라 그리고 다른 약속은 잘나가는 모습을 여러번 보면서 아, 이 사람은 나와의 약속, 나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구나라고 느꼈다. 그럴땐 눈치껏 손절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굳이 애타하면서 약속을 잡지 말자. 그냥 아닌가보다 하고 다른 일에 집중하는 게 더 좋다.
4. 그 외
비지니스건, 친구건, 연인 간 이건 만나는 약속을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무조건 만나는게 답이 아닐 수도 있다. 약속을 여러개 나가야 할 떄는 충돌나지 않게 잘 표시하자. 요즘엔 캘린더 어플도 좋은게 많아 시각화도 너무 잘 되어 있다. 그리고 약속 간에는 버퍼를 잡아 두자 대중교통은 항상 내 마음 대로 되는 것이 아니고 도로 상황도 내 편이 아닐 수 있다. 또 나는 그렇게 빠르지 않다. 빡빡하게 미팅을 잡고 진행하는 것 보다. 시간 단위로 밀도 있게 보는게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건 우리도 잘 알지 않는가. 약속을 잘 지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