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에서의 7년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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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를 잠시 여행할 때, 지인의 비자 갱신을 위해 네팔 룸비니를 함께 다녀왔었습니다. 룸비니는 부처가 태어난 불교성지인데요, 그곳에서 저와 지인은 부처가 태어난 보리수 나무 아래에서 디져리두를 불며 명상에 잠겼었습니다. 그러자 고승들이 저희 주변에 둘러앉아 산스크리트어로 된 불경을 외었는데 그때의 감동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아쉽게도 녹음본이 유실돼 추억속에만 존재하는 음악이 되었지만, 불경을 들을 때면 그 순간을 다시금 떠올리곤 합니다. 영화는 그때 느낀 치유와 평화의 감정을 선물해주었는데요, 아름다운 풍경과 따뜻한 말이 인상적이었던 영화 <티벳에서의 7년>을 소개합니다.

오스트리아의 유명 산악인 하인리히 하러(브래드 피트)는 히말라야 최고봉 중 하나에 도전합니다. 하지만 등정에 실패하고 하산하던 중 세계 2차대전의 발발로 영국군에 잡혀 포로가 됩니다. 더 이상 등산을 할 수 없는 상황과 포로수용소에서 듣게 된 친구와 아내의 재혼소식은 그를 절망에 빠지게 합니다. 하지만 뒤늦게, 유일한 삶의 희망이 된 '아들'을 생각하며 필사적으로 포로수용소를 탈출하고 우여곡절 끝에 티베트의 수도인 라싸로 향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그는 얼굴조차 본 적 없는 어린 아들에게 "당신은 제 아빠가 아니예요. 편지 그만 보내세요"라는 편지를 받고 다시금 절망에 빠지죠. 그즈음 하인리히는 달라이 라마의 초대로 매일 그를 만나 우정을 쌓게 됩니다. 어린 달라이 라마는 하인리히를 통해 세상을 향한 호기심을 해결하고, 하인리히는 달라이 라마를 통해 다시금 아들을 마주할 용기를 내죠. 영화 말미, 달라이 라마는 자신을 아들처럼 생각하는 하인리히에게 이야기 합니다.
"난 하인리히의 아들이 아니예요. 아빠처럼 생각한 적도 없지만 그러기에는 격의 없이 지냈죠. 아들 생각을 하나요? 어떤 생각을 하죠? " "(울먹이며) 의식적으로 하는 생각이 아니예요. 그냥 가슴속에 있어요. 티베트에 왔을 때도 그랬고 라싸에 도착했을 때도, 쿤둔의 옆에 있을 때도 항상 아들이 함께 했어요. 지금은 그 아이가 없는 세상을 상상조차 못 해요." "그럼 고향으로 돌아가 좋은 아빠가 되어주세요. 제가 드린 임무는 끝입니다."

어린 달라이 라마가 대영제국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며 하인리히에게 묻습니다. "언젠가 티베트 역사도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영화 <티벳에서의 7년>은 그 질문의 답입니다. 티벳의 문화와 슬픈 역사, 아름다운 자연환경 모두를 아우르고 있는 영화를 보고나면 여러분도 티벳에 푹 빠지게 되실거예요. 마지막으로 오늘 하루도 근심으로 가득했을 당신을 위해 티벳의 격언을 선물합니다.
'어차피 해결될 일이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고, 해결하지 못할 일은 걱정해도 소용없다'
 
아래는 14대 달라이 라마와 하인리히 하러의 실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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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의 중국 강제 합병을 앞두고 하인리히는 달라이 라마에게 티벳을 떠나자고 제안합니다. 자신 또한 나치의 그늘아래 있었기에 작금의 상황에 누구보다 분노했습니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티벳이 전쟁의 그늘에 가려지길 원치 않았기에 소중한 존재인 달라이 라마라도 지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달라이 라마는 국민을 위해 남겠다고 하죠. 그러자 하인리히는 말합니다.
"그럼 저도 남겠습니다. 쿤둔(달라이 라마를 칭하는 호칭)이 저를 구원해 주셨으니까요" "자기 성찰만으로는 구원받을 수 없는 법입니다. 피나는 노력과 수행이 뒤따라야만 하죠. 그러니 열심히 일하며 진정한 구원을 찾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