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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후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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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티를 애정 하는 저자는 IT 개발자이기도 하고, 독립 연구자이며 만화 평론가. 그리고 한 아이의 엄마입니다. 후드티가 주는 편리한 업무 복장으로서의 장점, 외출 시 아이 물건을 수납하기 좋은 점, 그리고 남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후드티에 대한 애정을 풀어내는데요. 학교, 직장, 연애, 결혼, 육아 속에서 한결같이 후드티를 입고 살아온 저자의 담담한 일기장 같습니다.
저는 요즘 연차가 어느덧 이렇게 쌓였는데 도무지 학벌로도 업무의 역량으로도 신입 직원들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내가 결혼과 출산을 한다면 진급이나 고과에 영향이 있겠지 상상만 해오다가 실제 그러한 사례도 주변에 너무 많은걸 알게 되었고요.
그래서 스킬을 쌓고 경쟁력을 강화하기보다는 자책을 시작했습니다.(ing...) 어렸을 때 왜 더 노력하지 않았을까. 욕심 부렸어야 했는데. 스스로를 가두어 놓고 이제 와서 깨달으면 뭐 하지. 이런 역한 감정이 들 때 '후드티'를 읽고 나니 뜬금없이 왜 더 높은 직급으로 올라가야 하고 평가에 목메며 살아야 하나. 업무와 나 자신을 분리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예전부터 제 꿈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거나 그냥 그 일 자체가 좋은 일이라면 좋겠어! 였으니까요.
 
내용에서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 👀약스포👀)
 
육아 휴직 중에 권고사직을 당했다는 저자가 얼마나 조직과 사회의 압박감에 견디기 힘들었을까..
커리어를 계속 발전해나가야 한다는 조바심, 아이를 잘 키워야 한다는 부담..
저자는 개발자로서 신기술에 취약하고 트렌드에 어둡다며 스스로 'B급 인력'라 말하지만, 실은 시민사회에 기여하고 본인이 가진 정보와 아이디어로 구상한 방법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합니다. 낮고 얕은 개발자는 더 멀리까지, 더 구석구석 갈 수 있다는 문장을 직접 실천하기도 했는데요. 개발자로 연결된 건 아닐 수도 있지만 그래도 제일 인상적이었던 건 '신입사원 연차보장법'을 처음 제안한 인물입니다. 2017년 11월에는 본 회의에 통과되어 그다음 해 이직 한 제가 혜택을 보기도 했네요. 생각해 보면 너무 이상하잖아요. 연차를 미리 가져와서 올해 급한 일정에 쓰고 나면 그다음 해에 연차가 빈털터리 되었던 경험이 있으실 거예요.
 
아무튼 사회에 '없어도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결혼이나 출산을 했다고 해서, 경력이 높든 짧든, 성별이 무엇이든, 지금 여기에 발 딛고 서 있는 사람들에게 응원하는 에세이기에 무조건 강추합니다.
 
특히 제 또래에게 추천합니다.ㅠ_ㅜ 위로가 분명 될 거예요.
 
 

PS. 아무튼 시리즈는 현재까지 총 39권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시리즈 소개가 참 좋은데요.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
'아무튼'은 나에게 기쁨이자 즐거움이 되는,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를 담은 에세이 시리즈 입니다.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 세 출판사가 함께 출간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