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실 뭐든 쉽게 싫증을 내는 편입니다. 그래서 영화든, 드라마든 진득하게 보지 못하고 10분 정도 보다가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인데요, 그런 저를 얌전히 정주행하게 만든 드라마가 있어서 추천합니다. 바로 왓챠에서 독점공개된 영국 드라마, <Years & Years>입니다. (이미 유명하지만 더 유명해져라...!)
브렉시트 이후의 세상을 아주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드라마인데요, 저는 원래 디스토피아나 아포칼립스를 좋아하는데 이렇게 세심하게 현실적이고, 가까운 미래를 말하는 디스토피아 콘텐츠는 처음이라 보면서 덜컥 겁이 나기도 했습니다.
<Years & Years>에서는 방송인처럼 되어가는 정치인들(마치 트럼프처럼요), 핵 문제, 난민, 과학의 발전과 인간 윤리, 감염병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하나로 촘촘하게 엮어서 보여주는데요, 이런 이야기들이 흥미로운 건 아마도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그 미래보다 더 끔찍한 현재를 조명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실제로 드라마 이후 코로나로 인해 영국에서는 드라마보다 더 많은 사람이 사망했으니까요…)
드라마를 보다보면 일련의 사건들 중 굉장히 별로인,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도 많이 등장하는데 그런 사람들 사이에 마치 제 자신이 보이는 것도 같아서 은은한 구역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상은 계속해서 엉망으로 변화하는데, 이 속에서 어떻게 하면 난 정신차리고 티끌만큼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함께 어쩌면 작은 해답도 구할 수 있는 드라마라는 생각이 듭니다.
6편 정도라 마음먹으면 주말 안에 빠르게 달려볼 수 있으니 조심스럽게 이번 주말에 정주행하시는 것을 추천해봅니다…! 쓰다보니 저도 다시 보고 싶어서 이만 글을 줄여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