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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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드라마 보기를 좋아했어요. 특히 초등학생일 땐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들을 학습하고 모방하면서 드라마 주인공 대사를 흉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정말 드라마같은 일이 제게 우르르 찾아왔을 때, 저는 드라마보기를 그만 두었습니다. 오랜 수험 생활을 시작하면서는 드라마 보는 시간도 많이 아깝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오랜 시간이 지나고 수험생활도 그친 지금은 늦은 밤 적적할 때가 많습니다. 주변 친구들에게 뭐 볼만한 거 없냐고 물었는데 많은 이들이 인생 드라마라고 하는 드라마 한 편을 추천해주었습니다. ‘나의 아저씨’ 라는 드라마인데요. 이미 종영한 드라마이기에 한 회차씩 아껴 보며 정주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드라마 중반에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의 채권자에게 찾아가 싸우는 장면이 있는데 남자주인공이 채권자와 몸싸움을 하며 소리쳐 내뱉었던 말이 먹먹해 쉽게 잊혀지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안보신 분들에게 스포가 될까봐 자세한 내용 묘사는 삼키는 중] 그 이야기를 이어폰 너머로 들은 여주인공이 다리를 붙잡고 엉엉 우는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맺히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OST 와는 다르게 ‘나는 내가 되지 못하고 내 안에 별은 빛나지 못하던’ 지난 날들이 스쳤습니다. 정말이지 눈과 귀를 통해 흘러들어오는 모든 드라마 영상으로부터 공감각적으로 위로받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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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군가의 이야기에 눈물 흘릴 수 있는 사람인가 스스로 되물었습니다. 나라도 그랬을 거라고, 그 상황이라면 나라도 너처럼 되었을 거라고, 섣부르게 낙인찍지 않고 먼저 상대를 이해하려 의지내는 사람인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과연 나는 다 지난 이야기를 흘려보낼 수 있는 용기를 지녔는가. 아니, 다른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내 자신을 용서하는 사람인가 조용히 되물어 보았습니다. 꼭 필요한 드라마를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