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필요한 사람들

카테고리
드라마/영화
마음 공부
가톨릭
작성일
Jun 19, 2022 04:04 AM
💝
우리 주위에는 여러 복합적인 이유들로 우울감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따뜻한 관심으로 지켜봐 주세요. 그리고 그들이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물어봐 주세요.
여러분이 건네는 따뜻한 한마디가 가족, 친구, 동료, 이웃의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는 큰 위로가 됩니다.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으로 연결해 주세요.

내가 아닌 ‘그들’

지금은 사라진 마포대교의 문구. 사실 ‘그들’에게 이 문구는 위로가 되지 않았나보다.지금은 사라진 마포대교의 문구. 사실 ‘그들’에게 이 문구는 위로가 되지 않았나보다.
지금은 사라진 마포대교의 문구. 사실 ‘그들’에게 이 문구는 위로가 되지 않았나보다.
 
여러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들. 우리나라는 OCED 국가들 중 자살율 1위 국가라는 오명을 갖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다. 그런데 뭐가 부끄러운 건가? 극단적 선택을 했던 그들이? 아니면 그들을 극한까지 내 몰아간 사회가?
어릴 때 어머니가 그러셨다. 아마 어느 날 강론 시간에 신부님도 그러셨던 것 같다. 자살은 하느님의 생명을 스스로 거스르는 큰 죄라고. 그래서 자살한 사람을 위해서는 장례 미사도 드려줄 수 없다고. 그들은 하느님을 버린 거라고. 수십 년 동안 나는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벼랑 끝에 내몰린 ‘그들’을 타자화했다.

사람을 살리는 저승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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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람을 살리는 저승 사자가 있다. 한강 다리 난간에 올라가 몸을 던지려는 자를 구하기 위해 두 명의 저승 사자가 달음질 친다. 죽은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인도팀'이 아니라 스스로 삶을 포기하려는 이들을 구하기 위한 ‘위기관리팀'의 일원들이다.
때마침 그때 주인공 최준웅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남자를 말리려다가 실수로 그 남자와 함께 강물에 빠지고 만다. 생을 버리려한 남자는 살았지만 강물에 떨어진 최준웅은 의식을 잃고 코마 상태에 빠진다. 위귀관리팀 구련 팀장과 임륭구 대리는 난감한 표정으로 최준웅의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하면서 <내일>이라는 작품은 시작된다.
검은색 도포를 입고 갓을 쓰지도 않았다. 얼굴에 하얀 분칠을 하지도 않았다. 그저 어마어마한 대기업 빌딩을 돌아다니는 검은 정장을 입은 ‘주마등’의 월급쟁이들. 21세기의 저승은 그런 모습이다. 거기서 최준웅은 6개월 동안 주마등의 계약직 사원이 되던지, 아니면 3년 동안 코마 상태에만 머물러 있든지의 두 가지 선택을 강요(?)당한다. 취업을 위해서 어마어마하게 쌓은 스팩에도 불구하고 매번 고배를 마시던 최준웅은 이렇게 코마 상태에 빠진 채로 6개월 계약직 ‘저승 사자’가 된다.

Red Light

‘위기관리팀’이 사용하는 저승 앱 Red Light. 관리 대상자의 신상 정보와 우울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위기관리팀’이 사용하는 저승 앱 Red Light. 관리 대상자의 신상 정보와 우울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위기관리팀’이 사용하는 저승 앱 Red Light. 관리 대상자의 신상 정보와 우울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위기관리팀'은 Red Light라는 앱으로 관리 대상자의 신상을 파악하고 무엇보다 그의 우울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대상자'들은 일상 생활의 다양한 장면에서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 학교 폭력, 인신 공격, 직장 상사의 갑질, 주위 시선에 대한 강박, 그리고 사회와 시스템 등 ‘그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만드는 이유는 굉장히 많다. 생을 버리고 싶게 만들 만큼 절박하고 처절한 삶의 현장에서 ‘위관팀'은 저승에서 받은 특별한 능력으로 대상자의 현실에 개입하고 급기야 그들을 구해낸다.
물론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리는 건 아니다. ‘주마등' 전산망을 잠식한 악성 프로그램 때문에 Red Light 앱이 동작하지 않았고 관리 대상자를 식별할 수 없었을 때, 저승 사자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상을 살피고 자살 징후를 보이는 사람을 찾아낸다.
결국 ‘위관팀’은 위기에 처한 그들을 찾아가고 그들의 삶에 녹아든다. 사실 그렇게 삶을 버리려고 한 그들은 사실 누구보다 더 살고 싶은, 삶을 붙들고 싶었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들어줄 수 있는 마음,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들의 삶과 그렇게 함께 할 때 그들의 Red Light는 마침내 Green Light로 변하게 된다.

그들에게 진짜 필요한 건?

얼마 전 자살 예방 대책으로 번개탄 생산 금지 논의가 있었고 이것 때문에 인터넷이 시끄러웠다. 분명 위기에 처한 그들을 돕기 위해서는 자살 수단 자체를 줄여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조치들을 했다 해서 과연 우리는, 우리 사회는 책임을 다 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이 풀기 어려운 문제의 실마리를 드라마 <내일>의 위기관리팀이 ‘대상자’의 red light를 green light로 바꾸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어느 정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들에게 귀 귀울여주는 것, 그들에게 관심을 두는 것. 그들이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관심이 아니었을까? 적어도 내가 감히 그들을 타자화하지 않는 것, 그것만이라도 꾸준히 해야하지 않을까.
아래 동영상에서도 분명히 밝히고 있지만 현재(1983년) 가톨릭 교회법에서는 자살자를 위한 장례 미사가 허용될 수 있다. 교회는 그를 위해서 기도해야 할 중요한 몫이 있으며, 그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 교회의 역할이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리는 그들에 대한 책임이 있다. 아마 내가 들었던 어머니의 말씀씀은 그래서 ‘사실이 아니다’. 내가 들었다고 생각했던 신부님의 강론은 아마도 잘못 듣고 곡해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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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내일>의 OST인 “Red Light”의 가사 한 부분이 계속 마음에 남는다.
“Red Light 잠깐 멈춰
내가 갈 수 있게 너의 맘을 알려줘
Red Light 잠깐 멈춰
지금 갈게 Right Right Right Now”
-Red Light (이승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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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와 숫자들’의 <죽지는 마>를 들으며, 지금도 위기에 처해 있는 그들에 대한 내 관심이 꺼지지 않도록 지키고 싶다. 어쩌면 그들은 나와 아주 가까운 곳에 있을 지도 모르니까.
9와 숫자들 (9 and the Numbers) / 죽지는 마 (Stay Alive) Official M/V
9와 숫자들 (9 and the Numbers) EP [토털리 블루] 12월 23일 발매! 타이틀곡 '죽지는 마(Stay Alive)' 뮤직비디오를 공개합니다. Music Video: 김유석(Yooseok Kim) N Designers 🎧음원 사이트에서 듣기↓↓↓ ▶멜론 : https://www.melon.com/album/detail.htm?albumId=10821850 ▶지니 : https://www.genie.co.kr/detail/albumInfo?axnm=82451416 ▶벅스 : https://music.bugs.co.kr/album/4069348?wl_ref=M_contents_01_04 ▶바이브 : https://vibe.naver.com/album/6747337 ▶플로 : https://www.music-flo.com/detail/album/edoazanzz/albumtrack 💿CD 구매하기↓↓↓ 알라딘: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85136866 예스24: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5671660 인터파크: http://book.interpark.com/product/GoodDisplay.do... 핫트랙스: http://www.hottracks.co.kr/ht/record/detail/8803581202335 ■ 9 and the Numbers New EP Album [Totally Blue] Available on 2021. 12. 23. ■ Album Tracklist 1. 나들의 날들 (Many Mes) 2. 푸른 피 (Blue Blood) 3. 토털리 블루 (Totally Blue) 4. 죽지는 마 (Stay Alive) 5. 소설 (Fiction) 6. 파도에 맞서 (Against the Current) [ Credits ] Vocals, Chorus : 9 Acoustic Guitar, Electric Guitar : 0 Bass Guitar : 4 Drums : 3 Keyboards : 김진아 Cello(Track 3, 6) : 지박(Ji Park) Viola, Violin(Track 3, 6) : 박용은 Chorus(Track 6) : 드림이 나성흠, 드림이 민호포에버, 드림이 이우석, 김태은 Written by 9 Lyrics by 9 Arranged and Produced by 9와 숫자들 & 김진아 Recorded, Mixed and Mastered @ TONE Studio Seoul Recorded by 김대성, 이상철, 문정환, 고도현 (except all bass guitars and keyboards by 유정목 @ W Studio) Digital edited by 양하정, 문정환 Mixed & Mastered by 김대성 www.tonestudio.co.kr Design : 이재민 www.leejaemin.net Production Manager, Promotion : 최인희 (ORM Entertainment) -Music Video Cast& Crew Cast / 김태현 PRINCESS ARIEL instagram : https://instagram.com/princessarielll_?utm_medium=copy_link Director / 김유석 Assistant Director / 이재이 Producer / 이유민 D.O.P / 김유석 Camera Department / 박승혁 Drone / 김승언 Editor, Colorist / 김유석 A Film by / N DESIGNERS
9와 숫자들 (9 and the Numbers) / 죽지는 마 (Stay Alive) Official M/V9와 숫자들 (9 and the Numbers) / 죽지는 마 (Stay Alive) Official M/V
“난 사실은 널 이해 못해.
너의 이름 조차 몰라.
그런 내가 어떻게 너를 위로할 수 있을까?
설명할 수는 없지만, 널 너무 걱정이 돼서
네가 있을 것 같은 거릴 서성이곤 했어.
난 세상을 바꿀 수 없어.
무엇도 해낼 수 없어.
널 괴롭히는 어둠에 맞설 용기조차 없지만,
적어도 나를 바꿀게.
조금이나마 너를 위하는 사람으로…” -죽지는 마 (9와 숫자들)-
 
😭
글을 마무리하는 데 8개월이나 걸렸다. <내일>이라는 드라마를 보며 평소에 ‘위기에 처한 그들’에 대한 내 생각이 너무나 깊게 투영되어서 호기롭게 글을 시작했지만, 결국 마무리를 제대로 하기에 너무 많이 힘들었다. 과연 내가 이런 무거운 주제로 글을 써도 되는 걸까? 함부로 말해도 되는 걸까?
그러다가 ‘9와 숫자들’의 <죽지는 마>를 들으며 조금씩 조금씩 글의 끝을 향해 손을 움직였다. 내가 그들을 다 이해할 수도 없고, 감히 그들을 이해했노라 말할 수도 없으며, 세상을 바꿀 수도 없지만, 바꿀 수 있는 건 나임을 다시 한 번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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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위에는 여러 복합적인 이유들로 우울감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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