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Studio : 창발과 통제 그 중간 어딘가, 〈야생의 땅: 듀랑고〉 콘텐츠 디자인 변천사
Created by 방영훈 [zerasion] on 4월 26, 2018
강연 내용 정리
들어가기에 앞서
- 듀랑고 아이템의 구성 요소는 원형, 속성
- 원형: 근본 형태
- 속성: 특징과 성질
- 제작법에서도 원형과 속성을 이용
- 좋은 듀랑고 컨텐츠 디자인이란?
- 창발과 통제의 재미 요소를 둘 다 만족하는 것
- 의미 있는 선택이 가능
- 의도 안에서 창발적 결과 발현
- 지속적으로 반복 가능
FGT
- 요약
- 창발 대폭발, 발산 그 자체
- 자유로운 컨텐츠 배치, 조건에 따라 수많은 발산
- 한계
- 컨텐츠 규칙 이해의 어려움
- 의미있는 할거리 부족
- 컨텐츠 수명이 짧음
3차 LBT
- 디자인 목표
- 컨텐츠 수명을 길게
- 명확한 규칙의 설정
- 디자인 방법
- 수직적 등급의 설정
- 맡김 제작의 도입
- 여러 가지 자원 중 "공간 자원"을 직접적으로 소모시키는 요소
- 동일 기준 가치 설정
- 요구 재료량 설정을 노력값이란 동일 가치를 기준으로 설정
- 결과
- 컨텐츠 소모 속도가 줄어듦
- 여러 자원이 종합적으로 소모
- 제작법과 아이템의 기준이 정립
- 한계
- 복잡도 계산 실패
- 선택지가 없는 컨텐츠
CBT
- 디자인 목표
- 플레이어의 의미있는 선택
- 선택에 따라 개성을 부여
- 디자인 방법
- 재료 다양화
- 속성 매트릭스
- 잠재속성과 성능속성을 이용해 한 속성이 제작법에 따라 여러 기능으로 분화하도록 설계
- 가공, 제작법의 다양화
- 개조의 도입
- 제작의 마지막 단계에 커스터마이징 요소로 "개조" 개념을 도입
- 결과
- 각 자연물의 고유 가치 발생
- 선택에 따라 개성있는 아이템 제작
- 한계
- 선택지는 늘었으나, 정답은 하나
- 기대감 없는 컨텐츠
라이브
- 디자인 목표
- 예상치 못한 기대를 제공하자
- 디자인 방법
- 무작위 잠재속성 추가
- 희귀속성 추가
- 단순한 스탯 변화가 아닌, 그 자체로 독립적인 별도의 기능이 동작하는 속성
- 디아블로3의 전설 장비 옵션과 유사
- 또한 희귀속성이 제작 단계에서 속성 매트릭스의 영향을 고정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확률적으로 1/n의 속성이 됨.
듀랑고 컨텐츠 디자인의 현재
- 완성되었는가?
- No.
- 아직 갈 길이 멀다.
듀랑고의 컨텐츠 디자인의 미래
- 기존 컨텐츠 보강 예정
- 새 컨텐츠 추가 예정
정리
- 한 번에 완벽할 순 없다. 큰 계획 아래에서 작은 단위로 쌓아올리자.
- 기대와 변칙을 잘 섞을 수록 재미가 증가한다.
- 창발과 제어의 중간점을 찾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하나의 축이 아니기 때문에 공존이 가능하다.
참관 후기
개인적으로는 이번 NDC에서 가장 인상깊게 들은 강연이었습니다.
몇년 전 정수님의 가죽장화로 인해 업계에서 핫이슈가 된 듀랑고라는 프로젝트와 그 중에서도 특히 아이템 제작 시스템의 변쳔사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주신 것 같습니다.
우선 아름답게 정리된 화면을 보면서 마치 좋은 그림을 보는 것의 즐거움과 비슷한, 도식을 적극 활용한 좋은 시각화의 PT를 보는 것의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제가 유독 문서 디자인에 약하기 때문인지, 잘 된 문서를 보면 PT 디자인에 얼마나 많은 고민의 시간을 들였는지 새삼 감탄하게 됩니다. 다소 복잡할 수 있는 여러 개념들을 정돈된 도식과 실제 플레이어의 반응을 곁들여 쉽고 재밌게 설명해주신 것 같습니다.
본 강연에서 다뤄진 여러가지 고민과 실험의 과정들 중에서 제가 특별히 주목한 부분은 "속성 매트릭스" 부분이었습니다.
아시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겠지만, 제게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는 제작 시스템을 가진 몇 개의 게임 중엔 "마법사가 되는 방법"과 "아틀리에 시리즈"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특히 아틀리에 시리즈는 관련 제작 시스템에 대해 리뷰하면서 듀랑고와 비교해보기도 했었는데요. (http://zerasionz.tistory.com/89)
언급한 두 게임의 제작 시스템이 갖는 공통점은 제작의 "과정"이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고, 그 과정의 결과에 따라 다양한 결과물이 생성된다는 점입니다.
마법사가 되는 방법은 같은 "약초"라고 하더라도 가공하는 방법이 "빻기", "찌기", "끓이기", "굽기" 등으로 (오래된 게임이라 정확하진 않을 수 있습니다.) 마치 요리와 비슷한 여러가지 제조법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재료의 가공법 외에 재료를 가공하는 "순서"가 결과물에 영향을 미치면서 마치 판타지 세계의 연급술사가 이런 저런 약재들을 가공하면서 미지의 레시피를 찾아가는 것같은 설램과 즐거움을 줍니다.
아틀리에는 듀랑고의 제작법에 속성이 활용되는 것처럼, 제작 시 아이템의 그룹 단위로 재료를 선택/투입할 수 있고, 이후 연금 스킬의 사용과 발현잠재력의 조합이라는 방식으로 제작의 과정 자체에 플레이어가 직접 개입해 결과물에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보다 직접적인 플레이의 즐거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 방식은 다를 수 있지만, 속성 매트릭스의 설명을 처음 들었을 땐, 저 위의 다소 복잡하고 구현 비용이 높은 제작 시스템을 매우 효율적으로 압축해서 유사한 경험을 플레이어에게 제공하는 멋진 디자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핵심 디자인기틀이 잘 정돈되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언젠가 여유가 된다면 듀랑고의 제작 시스템이 심화될 때 위와 같은 방식으로 조금 더 구현 비용이 투자된다면 충분히 즐거운 제작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되는 부분입니다.
마지막으로 본 강연의 핵심 메시지인 "창발과 통제는 상호 배타적 관계가 아닌, 공존할 수 있는 서로 다른 요소이다"라는 것은 이전까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새로운 관점이었습니다. 업계 경력이 한 해씩 늘어갈 수록 자극이 적어져 학습 동기가 줄어들기 좋은 여건이었지만, 이번 강연에서 좋은 자극을 받고 돌아갑니다.
Document generated by Confluence on 5월 02, 2019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