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세번째 일기 (9/6-8)


체력은 국력... 운동 좀 더 제대로 해야지!
밤 삶아 먹기
 
아침에 일어나면 마당에 떨어진 밤알이 없을까 찾아보는 게 일상 밤에 폭풍우가 몰아쳐서 그런지, 꽤나 밤알이 많이 떨어져있다. 그리고 제일 열심히 줍는 것도 나... ㅋㅋ 전자레인지에 돌려먹으면 은근 괜찮은 간식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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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칼집을 내고 뜨거운 물에 10분 불려놓는다.
2) 2분 정도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완성... 너무 간단해서 밤에 과제를 하다가 심심하면 종종 해먹고 있는 영양 간식 ㅋㅋ
근데 먹다보면 마른 안주 같아서, 맥주를 한 캔 마시게 된다... ㅎ
 
 
맨날 노는 것만 올리는 거 같아서...?
 
사실, 입학한 동기들 중 가장 힘든 학기를 보내고 있다.
다들 수업을 3개만 듣고 있는데, 우리 전공만 첫 학기에 세미나 수업이 열려서 매주 읽어야 하는 논문이 추가로 5편 정도가 더 생성되는 중이거든... ㅎ 게다가 논문 리비전 까지... 쉽지 않다.
 
그래도 힘들때 웃는 사람이 일류라고, 발표 해야하는 논문에서 자극물을 m&m 초콜릿을 썼길래, 장을 보다가 가장 큰 버라이어티 팩을 샀다. 발표 때, 초콜릿을 주니까 교수님이 빵 터졌다. 뇌물이냐고 ㅋㅋ 그래도 즐겁고자 하는 공부인데, 즐기면 더 좋겠지! 교수님도, 지난 주 논문이 게재 승인되어서 그런지 더 즐거워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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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를 진행하면서 신기했던 건 건, 논문을 읽을 때 정확히 자극물이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있는지 알기 어려웠는데, 교수님이 "내가 저자 중 한 명이랑 친구인데, 강의 한다고 자료 부탁해서 받았어~" 이러면서 PPT 슬라이드를 보여주셨던 일화... 덕분에 논문을 읽으면서 명료하지 않았던 부분이 명쾌해졌다. 자극물에 대한 설명이 와닿지 않아서, 내가 오히려 질문을 많이 하면서... 썩 잘 한 것 같지는 않아서 끝나고 교수님에게 조언을 구했다. 근데 교수님이 논문을 전체 다 이해하는 게 너가 할 일이 아니라, 계속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것이 네가 해야할 일이라면서 잘 했다고 했다. 그가 떠난 후, 옥상에 나와서 초콜릿을 까먹으면서 첫 발표를 기념했다. 그리고 나서 또 바로 과제 하러 가는 게 박사의 진짜 삶이긴 하지...
친구랑 과제를 같이 하다가, 함께 귀가...
수업을 6시간 듣고 발표도 했지만... (사실 다음 주도 발표를 해야한다 ㅠ) 과제는 과제니까...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모여서 과제를 함께 했다. 다만..., 쉽게 풀리지 않아서 마지막 셔틀 시간이 끊길 시간까지 작업해서, 친구가 차를 태워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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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는 세번째 타본거 같은데, 아마 내가 타본 차 중에 2번째로 비싼 차가 아니었을까 싶다 ㅋㅋ 친구의 할머니가 한국인이셨다고.. ㅋㅋ 나중에 한인식당 같이 가기로 하고, 집에 와서도 한시까지 과제를 한 게 함정...
 
 
 
눈을 뜨고 다시 또 논문 읽기
 
수요일은 연구 방법론을 배우는 수업이 있는데, 책을 두권 읽히고 있다... 이번 주는 교수님이 논문도 3편 배정해주셨는데, 비슷한 주제의 이야기를 여러 저자들이 다양하게 적어놔서 다양한 생각을 엿볼 수는 있지만... 다 읽고 가지 않으면 학생이 5명 뿐이라, 버틸 수 없다... 따라서 새벽 6시에 일어나서 논문을 읽고, 수업 시간 전에 제출해야하는 과제를 하고... (제대로 읽었는지 확인용 같기는 하지만... ㅎ) 학교에 갔다. 수업이 끝나고 뭐했냐고? 당연히 과제지... ㅎ
 
 
 
그래도 역시나 에머리에서의 삶은 즐겁다.
맨날 과제와 수업과 일만 하는 것을 적으면 일기가 노답이겠지... 열심히 일하는 만큼, 행사가 있으면 정말 미친 듯이 참여 중...ㅎ 오늘은, 외국에서 온 학자들을 위한 행사에 참여했다. 사실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 참여한 행사고, 별 생각 없이 듣고 있었는데, 기록해 두고 싶은 말들이 있어서 끄적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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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머리에 입학한 것을 축하한다고 하면서 총장님도 이민 2세대라고..., 본교에 있는 학자 중에 17%가 외국인이라고 하면서 이 수치가 매우 자랑스럽다고 이야기를 했다. 교수님은 한술 더떠서, 자기는 이민 1세대라고, 미국은 원래 이민자들의 나라니까, 여기서 내가 이방인이 아닌가 고민하지 말고, 이 곳이 너의 세상인 것처럼 주인인 것처럼 행동하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본인도 에머리를 졸업하고 성공한 케이스니까 너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냐는 류의 이야기가 감명 깊어서 끄적 끄적 아직 한국에 가고 싶은지 외국에 남고 싶은지 알 수는 없지만, 나도 나중에 저런 멋진 말들은 해주고 싶으니까!
남미 친구들과 축구를... ㅎ
 
행사를 참여하고 과제를 같이하는 친구가 머리 식히러 축구 하지 않겠냐고 우리를 유혹했다... 그래서 한국인 친구들과 함께 참전했다가... 그들의 스테미나에 쓴 맛을 보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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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에서 온 경제학과 친구가 1골 1 어시를 했고, 생일을 맞은 한국인 로스쿨 친구가 1득점 성공! 2:0으로 리드를 하고 있었지만, (한국인이 많아 상대적으로 체력이 한참 열세였던) 우리가 2골을 연속으로 내주면서 경기가 길어졌다... 결국 모두가 탈진으로 쓰러질 때서야 끝이 났다... 옷은 쥐어짜면 땀이 흐를 정도로 격한 운동이었는데, "다음에 또 올거니?" 묻는 말에 쉽게 답을 하기 어려웠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