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등>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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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말의 역사를 되짚어 올라가다가 전혀 뜻밖의 이야기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을 좋아합니다. 영화의 제목 자체가 원래의 뜻과는 전혀 다른 뜻을 가지는 동사/명사로 탈바꿈하는 경우가 몇이나 있을까요?
<가스등> 이 영화가 바로 그러합니다. 이제는 오히려 원래 영화의 줄거리나 내용보다는 70여년이 지나면서 가지게 된 새로운 뜻으로 먼저 알고 계실 분들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를 비교적 최근에야 알게 되었는데요, 어원이 영화에 있다는 걸 알고 흥미가 생겨 원작 영화를 찾아보았습니다.
주인공인 '폴라'가 남편 '그레고리'에 의해 점진적으로 스스로를 의심해가는 동안 관객인 자연스럽게 저도 점점 숨을 죽여가며(숨이 막혀가며?) 영화에 빨려들었습니다.
평소에 이 단어를 자주 쓰시는(입밖으로 내든, 속으로만 떠올리든) 분들이라면 한 번 쯤 봐보면 '이런 줄거리의 영화에서 나온 단어였구나~'하시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