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cca의 ante-workspace :: 추억의 하이텔 단말기, 국내 PC 통신의 본격화를 꾀했던 한국통신의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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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라의 PC 통신은 사실, 최근의 국내 인터넷 환경에 비해 역사가 꽤 짧습니다. PC 통신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시점이 대략 1987~88년도쯤부터이니 따지고 보면, 20년이 조금 넘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것도 정말 얼리어답터중의 극소수만이 1980년대의 PC통신을 경험했고, 사실은 거의 대부분의 유저들은 1990년대 들어서면서 알게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1992년도에 하이텔이 등장하면서 일반 사람들도 PC통신에 대해서 알게되기 시작했었습니다. 제 경우에는 IBM-PC를 1980년대 중반에 집에서 구입(제것이 아닙니다요 ^^)하면서 BBS(Bulletin Board System)라는 것도 알게 되고 부모님 눈치봐가면서 전화로 통신도 하고 했었습니다만, 한국통신에서 014XY 번호로 PC통신을 제공하면서부터 전화비에 대한 부담이 확실히 줄어들었었죠.
때 당시 PC 통신을 하는 사람들이 꽤나 늘었지만, 사실 모든 가정에 컴퓨터가 보급되는 시점이 되기에는 한참 거리가 멀었었습니다. 그래서 한국통신에서 PC 통신을 활성화하고자 하이텔 전용의 단말기를 보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초반에는 유상보급을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나중에는 신청만 하면 무상으로 보급하기도 했던 제품이었습니다. 아참, 위의 사진은 하늘지기 영상공방에서 잠시 빌렸습니다. 나중에 좀 정리좀 하면 새로 찍어서 대체를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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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텔 단말기는 사실 프랑스의 미니텔(Minitel) 단말기 형태를 국내화한 제품입니다. 위 사진중 왼쪽이 1982년의 Minitel-1이고 오른쪽이 1980년의 Minitel입니다. 오른쪽 제품은 국내에서도 인터넷모뎀을 보급했던 Alcatel사 제품입니다.
럽은 일찍부터 이런 통신기반이 잘 갖추어져 있었는데요. 우리나라보다 10년은 앞서 있었습니다. 90년대 후반에 프랑스 여행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공중전화마다 미니텔이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었고, 각종 공공기관의 키오스크에서도 제공되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놀라울 정도였지만, 지금은 우리나라가 더 잘되어 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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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 구형 하이텔 단말기에 대한 포스팅을 불쑥 꺼낸 까닭은, 일전에 포스팅한 자작 AVR 8비트 컴퓨터(http://zecca.tistory.com/93)를 작동시키기 위해서 하이텔 단말기를 꺼내다가 생각나서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작업실에 대충 세어보니 약 열대가 조금 넘는 하이텔 단말기가 있는데, 모두 세가지 모델이 있습니다. 아마도 하이텔에서 출시한 모델이 이 세가지가 맞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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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제품이 제일 먼저 나온 FVT-3000이고, 오른쪽 제품이 그 다음에 나온 FVT-3000M, 맨 왼쪽 제품이 가장 나중에 나온, FVT-4000M입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거의 비슷하지만, 키보드 덮개를 거는 후크와 본체를 들수 있는 손잡이 모양등이 약간씩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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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제일 먼저 출시된 FVT-3000 모델입니다. 제조회사는 프린터로 유명했던 제일정밀이었습니다. 키보드가 2개 빠졌네요 ^^;; 다행히 여분의 키보드가 있으니, 나중에 교체해줘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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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출시된 FVT-4000 모델입니다. 현대전자에서 생산했던 모델이고, 세가지 모델중 가장 디자인이 좋습니다. 마감이나 내구성도 좋구요. 키보드덮개를 거는 후크가 키보드쪽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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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출시된 FVT-4000M입니다. 가장 흔했던 모델로 기억됩니다. 태닝때문에 제일 오래되보이긴 하지만, 어쨌든 막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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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의 모습입니다. 세 모델 모두 후면이 완벽하게 동일하기에 하나만 찍었습니다. 후면에 밝기와 콘트라스트 조정노브가 있고, 전원커넥터가 있습니다. 전원은
프리볼트입니다. 하단부에 VGA 모니터 단자, 프린터 단자, 시리얼포트, 그리고 전화선과 전화기를 연결할 수 있는 단자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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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GA 단자는 VGA 모니터를 외부 모니터로 사용할 수 있는 단자이며, 컬러표시가 가능합니다. 하이텔 단말기는 텔리텍스트 기능이 있어서 GIF 파일까지 화면에 볼 수가 있습니다. 나름 세심한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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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화면이 초기화면입니다. 로고가 뜬 뒤에 나오는 화면인데, 본체 내부에 백업메모리와 배터리가 있어서, 전화번호를 기억시킬수가 있습니다. 보통은 하이텔 접속용으로 사용된 제품이지만, 전화번호에 따라서 다른 BBS도 연결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프린터도 연결이 가능한데, KS/KSSM 방식을 지원하는 도트프린터와 레이저 프린터등이 연결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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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포트 셋업 화면입니다. 원래 하이텔 단말기는 PC 통신만이 아니라 MCU 관련된 전자회로 등에서 주로 사용되는 시리얼 통신도 지원합니다. 사실, 저도 이 기능때문에 이 녀석을 사용하려고 벼르고 있었습니다. PC의 터미널 프로그램과는 느낌자체가 다릅니다. 정말 70~80년대의 컴퓨터를 사용하는 느낌을 제공해줍니다.
화면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CTRL+SHIFT+S 키를 눌러야 합니다. 진스맥님이라는 분께서 발견해주셨었는데요. 실제로 이 분도 이걸 구형 컴퓨터나 서버의 터미널로도 활용한 적이 있으셨습니다. 제 경우에는 앞에서 설명드린대로 8비트 AVR 컴퓨터를 동작시키기 위한 용도로 꺼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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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인치 모노크롬 화면에서 표시되는 모습입니다. IBM AIX 실행화면인데요. 진스맥님의 화면을 잠시 빌렸습니다 ^^ 9인치이지만, 80x25 화면을 볼 수 있고, 모노크롬에 잔상스크린이라서 상당히 가독성이 좋습니다. 아주 부드러운 화면을 보여줍니다. 그래픽 표시도 가능합니다.
도 오랜만에 만져보니,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만, 제품 내부에 8086인지 80186인지 CPU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아마 8086이었던 기억이 더 강한데, 확실치는 않네요 ^^;; 꺼내놓은 제품중 하나를 분해해서 손을 이리저리(백업배터리 교체) 볼 예정이니, 차후에 따로 좀더 자세한 리뷰를 하겠습니다. MCU 관련개발을 하는 분중에 레트로에 취미가 있는 분이라면, 하나쯤 장만해두고 좀더 옛 정취가 물씬 나는 하이텔 단말기로 시리얼 통신을 해보시는 것도 유용할듯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