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칵테일? 아이리쉬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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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 회사 다니던 시절, 고약한 야근에 매일을 시달리며 보내던 때가 있었습니다. 힘들어서 지쳐있는 절 볼 때마다 당시 저보다 더 가냘프셨던 파트장님이 카페에 데려가 비싼 커피를 사주시고는 했는데, 저는 그때 아이리쉬 커피를 처음 마셔봤습니다. (일정을 늘려서 집에나 좀 보내줄 것이지- 라는 생각이 지금은 드네요. 후후후.)
당시에 뭘 알고서 주문했던 건 아니고, 그냥 메뉴판을 쭉 보다가 제일 비싼 걸 시키고 싶다! 하는 객기로 골랐던 기억이 납니다. 작은 개발사의 평범한 회사원 점심 식대가 8,000원이었던 2014년. 아직도 기억나는 그 커피 한 잔 값이 12,000원이었으니까 파트장님한테 맞지 않은게 다행인지도 모르겠어요 :D..!
아무것도 몰랐으니 대충 눈치로 케냐나 뭐 콜롬비아처럼 아이리쉬라는 커피빈이 있는 모양이다! 이렇게 짐작만 하고 기다렸는데, 난데없이 카페에서 휘핑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셰리 글라스 모양의 잔에 크림을 잔뜩 얹어 나온 커피를 만나게 되었고, 일단 한 모금 마시고난 저는 그냥 행복의 나라로 떠나고 말았습니다. 낮술을 하는 바람에요.
어떤 대상이 깊이 좋아지도록 만드는데에는 자꾸 떠오르는 추억만한게 없는데, 저는 이렇게 아이리쉬 커피를 깊이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진한 커피에 설탕을 넣고 알콜을 조금 날린 위스키를 취향껏 섞은 다음 위에 진한 크림을 띄워 마시는 이 칵테일(커피?)은 요즘같이 무릎이 시린 겨울에 마시면 더- 더 맛있고 더- 더 행복해집니다. 레시피도 아주 간단해서 집에서도 만들 수 있습니다. 보통 국내에선 휘핑을 예쁘게 올려주는데 오리지널은 차갑고 진득하게 만든 크림을 쫀득하게 위에 올리는 걸로 끝이더라구요.
얼른 이놈의 코로나가 끝나고 카페나 바에 앉아 몸을 데우고 싶은 싸늘한 날 주문해 마실 수 있길. 물론 사심이지만, 이름도 예쁘지 않나요. 아이리쉬 커피 :)
 
여기서 잠깐 소개하는 아 쉽다 쉬워, 방구석 .야.매. 아이리쉬..? 코리안...?🤔 커피 만들기
🍹
준비물 : 소주, 인스턴트 커피, 황설탕or 백설탕, 휘핑크림
  1. 인스턴트 커피 두 스푼을 팔팔 끓인 뜨거운 물 반컵에 타주세요. 설탕을 기호에 맞게 넣어 주세요. 저는 두스푼 까득 넣습니다. DANGER 최고!
  1. 소주 한 잔을 바로 섞어 알콜을 조금 날려 주세요.
  1. 적당한 유리잔을 골라주세요.
  1. 잔 입구에 슬쩍 물을 묻히고 (원래는 레몬즙인데.. 귀찮..) 설탕을 깔아놓은 접시에 콕 찍어 잔 입구 주변을 코팅해주세요. (저는 귀찮아서 이것도 안합니다..!)
  1. 만들어 놓은 커피 + 소주를 잘 담아주세요.
  1. 냉장고에서 차갑게 보관해 찐득한 휘핑 크림을 숟가락으로 천천히 떠 넣어 예쁜층이 지게 잔을 채워주세요.
  1. 이제 드세요! :D ♡
이렇게만 해먹어도 따끈한 커피와 몸을 데워주는 알콜기운 그리고 커피속 설탕의 단맛 후에 묵직한 크림이 따라오는 맛이 꽤 괜찮거든요 ㅎㅎ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