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을 벼리는 흑요석 - Obsidian의 철학내 생각을 벼리는 흑요석 - Obsidian의 철학

내 생각을 벼리는 흑요석 - Obsidian의 철학

카테고리
기록과 기억
Obsidian
작성일
Jun 17, 2023 08:12 AM

새로운 로고

지난 6월 1일, Obsidian의 공식 로고 아이콘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블로그에 이와 관련되어 글이 올라왔는데, 옵시디언 사용자로서 가슴 뛰는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더군요. 오늘은 두근거리는 이야기로 새소식을 전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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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던 Obsidian의 공식 아이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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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바뀌었습니다. 한동안 기존의 아이콘이 더 좋아보였는데 자꾸 보다보니 새로운 아이콘에 적응이 되어서인지 이쪽이 훨씬 진짜 '돌' 같아 보입니다. 좌우 대칭도 잘 맞고요.

용얌, 석기시대의 기억

Obsidian은 흑요석(黑曜石), '검게 빛나는 돌'입니다. 다른 보석들이 광물이라면 흑요석은 규산이 풍부한 유리로 되어 있는 화산암으로 정말 신기한 녀석입니다. 절단면을 보면 동영상에서 보시는 것처럼 영롱한, 살짝 보랏빛이 도는 흑색을 띄고 있습니다.
 
Video preview
 
멋지지 않습니까? 이것이 바로 우리가 '옵시디언'이라고 부르는 "흑요석"입니다. 석기시대 사람들은 이 흑요석을 벼리고 날카롭게 만들어서 화살촉이나 칼 등 여러 가지 도구로 만들어 썼다고 합니다.
옵시디언 개발팀은 이렀게 말합니다.
"To make something that lasts, look to the past." (무엇인가를 오래가게 만들려면, 과거를 돌아보라.)
옵시디언 팀은 화산암인 흑요석이 과거에 어떻게 쓰였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어떻게 흑요석이 전해져 왔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여기에서 옵시디언의 철학을 도출한 것 같습니다. 그것은 오랜 과거로부터 사용하던 도구이며, 동시에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사용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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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시디언의 새로운 단색 로고 또한 시인성이 매우 좋아졌습니다. 만일 GUI가 태동하던 1960년대에 옵시디언이 만들어졌다면 아마도 이런 형태의 로고를 사용하지 않았을까요? 옵시디언 팀의 디자이너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텍스트 파일, 이 형태의 파일은 컴퓨터의 태동기에서부터 오늘날까지 큰 형식의 변화 없이 쓰이고 있으며, 앞으로 디지털 컴퓨터가 존속하는 한 오랫동안 변치 않고 쓰이겠지요. 바로 '옵시디언'은 이렇게 장구한 세월 동안 살아남은 텍스트 파일을 다루는 도구입니다. 언젠가 먼 훗날 옵시디언이 더 이상 업데이트 되지 않는다 해도, 내가 소유한 나의 정보는 결코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을 것입니다. 옵시디언은 그 목표를 추구하는 도구입니다.

사람은 도구를 벼리고, 도구는 사람을 벼린다

원래 옵시디언 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You shape your tools, and they shape you". (당신은 도구를 만들고, 도구는 당신을 만든다.)
하지만 저는 '벼리다'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어떤 도구를 불로 달구거나 돌로 두드려서 가장자리를 날카롭게 만드는 일이 "벼리다"입니다. 또한 이 말은 사람의 생각이나 마음을 가다다듬는 일을 가리키기도 하니 '벼리다'는 옵시디언의 철학에 딱 맞는 우리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옵시디언은 사용자의 생각대로 기능과 형태가 변하는 도구입니다. 매일 매일 쓰는 다이어리가 되었다가, 자료를 정리하는 데이터베이스가 되었다가, 그림을 그리는 도화지가 되었다가, 프레젠테이션을 하기 위한 슬라이드가 되기도 합니다. 사용자는 플러그인을 설치하고 테마를 깔고, CSS를 조작하면서 점차 자신에게 맞는 작업 흐름을 잡을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사용자의 생각과 성격에 맞게 다듬어진 옵시디언은 이제 사용자들의 생각을 혼란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건져내어 날카롭게 그 생각을 벼릴 수 있는 도구가 됩니다. 잘 벼려진 생각과 연결된 정보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아이디어로 탄생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아이디어는 온전히 사용자가 통제하고 보관할 수 있는 데이터와 함께 합니다.
인터넷이 끊어져도, 서버가 망해도, 회사가 문을 닫아도, 심지어 호환성 때문에 더 이상 '옵시더언' 프로그램이 실행되지 않더라도' 컴퓨터 속에 데이터 폴더가 들어 있기만 한다면 우리의 아이디어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단지 입에 발린 세일즈 포인트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옵시디언의 토대에 깔린 튼튼한 철학이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켜봐 온 옵시디언은 그 철학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저는 안심하고 오늘도 일일 노트를 쓰고, 정보를 메모하고, 지식 정원을 꾸밉니다. 저는 옵시디안을 벼리고, 옵시디안은 제 생각을 벼릴 테니까요. 그리고 그것이 오랫동안 저와 함께 지속 가능할 테니까요.
여러분은 옵시디언의 새로운 아이콘이 마음에 드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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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Andrea의 지식 정원Obsidian 사용자 모임에도 게시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