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의 빌라

날짜
작년 서점에서 눈에 띄어 바로 집어들고 온 책입니다. 책장에 꽂아두었다가 봄이 끝나갈 무렵부터 자기 전에 조금씩이라도 읽곤 했습니다.
처음 책에 기대했던건 싱그러운 초여름의 분위기였는데 읽어보니 잔잔한 호수 같은 책이더라구요. 단편들이 모아져 있고 그 중 겨울을 배경으로 한 글도 있습니다.
사건들은 단조롭지민 사람의 다면적인 감정들에는 고조되는 부분들이 있어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더라구요. 작가는 호흡이 긴 서술로 섬세하고 아름다운 묘사를 합니다. 그 안에 나라, 인종, 젠더, 나이 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요소들도 있어요. 사람 관계에서 왜인지 멀어질 수 밖에 없던 순간들, 욕망들, 체념했던 것들도 떠오르고 내가 직접 겪어보지도 않은 것들에 공감하게 되는 책입니다.
어쩌면 책에 쓰여 있는 박연준 시인의 추천사가 잘 들어 맞는 것 같아요. “인생의 불가사의에 대해 가장 우아하게 말하는 법 그런 걸 찾는다면 이 소설을 읽어야 한다.”
이런 글을 쓰는 사람들은 평소에 사람들을 어떻게 관찰하고 어떤 시선으로 보는지 공대생인 저는 항상 궁금하네요.
더운 여름 날, 에어컨 시원하게 틀고 침대 옆 스탠드만 켠 채로 차분히 따라가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을 읽으셨던 분들이라면 이 책 또한 읽어보세요.
ps. 저는 흑설탕 캔디, 폭설이 가장 인상깊었는데 다른 분들은 어떠실지 궁금해요.
notion imagenotion image
notion imagenotion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