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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암산 암벽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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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초, 갑자기 클라이밍, 그것도 암벽을 다녀왔습니다.아는 동생과 오랜만에 통화를 했는데, 그 친구가 암벽 선생님으로 초급 수업을 하는데 "누나도 해볼래?" 해서 "그래 한번 해볼게,," 하고 다녀왔습니다.
처음에는 왜 불렀는지 몰랐어요. 저는 어렸을 때 나무 타는 것, 구름사다리 넘어가는 것도 못하고, 지금도 높은 에스컬레이터도 정말 무서워할 정도로 겁이 많았고, 많아요. 그래도 일단 가자마자 안전 수칙을 듣고, 낯선 장비들과 암벽화를 신고 벽을 잡고 걷는 연습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벽에 기대는 것 초자 어려웠는데, 옆으로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코스의 이름을 까먹었지만, 불암산에서 가장 쉬운 길에 올랐습니다. 어떻게 내 몸이 암벽화의 발가락만으로 그 벽에서 버틸 수 있는지 믿을 수 없었습니다. 마침내 다 올라가서 내려다 봤는데, 처음 보는 풍경이 눈 앞에 있었습니다. 돌산과, 나무. 그리고 멀리 내려다보이는 빼곡한 아파트. 그 시원한 느낌을 또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그건 아주 잠깐이고 다시 내려가야하는데, 벽에서 손을 떼고, 뒤로 기대 로프를 잡은 사람과 신호를 주고받은 뒤 내려가야했습니다. 뒤로 기대는 것도 엉엉 울며 겨우 내려갔습니다. 끝나고 나서야 친구랑 다시 이야기하고, 생각을 해봤습니다. 암벽이 저에게 준 메시지는 두려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일상의 사소한 선택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이렇게 하면 ㅇㅇㅇ할 것 같은데,,'하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아무것도 못 할 때가 많이 있고, 갇혀있는 느낌이 컸습니다.
암벽을 할 때도, 발을 떼면 떨어져서 죽을 것 같고, 손을 떼면 미끄러질 것 같고, 정말로 떨어지면 위험한 순간이지만, 떨어지면 떨어지는 거더라구요. 떨어지면 내가 죽어1 사라질 것 같았는데, 설령 죽는다 하더라도 그걸 시도한 내 정신은 살아있을 거라는 이야기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그 메세지가 일상에서 어떤 선택을 할 때, 어떤 결과가 나오던, 그 선택에 대한 결과가 실패하거나 성공하는 거지, 나라는 사람 자체가 실패하지는 않는다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와 함께 "나 암벽도 타봤는데, 이정도 쯤이야!" 하는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
태어나서 처음해본 암벽은 저에게 이런 생각의 결과를 주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무섭습니다,,,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