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WWDC 2020'을 보는 8가지 열쇳말 | Bloter.net

 
“애플은 혁신을 멈추지 않았다. 미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일을 하고 있으며 모두 더 희망찬 미래를 고대하고 있다.”
애플의 잔치가 열렸다. 애플 연례 개발자 행사 ‘세계개발자회의(WWDC)’가 22일(현지시간) 막을 올렸다. 예년과 달리 올해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만 진행된다.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된 키노트 발표에는 관중의 박수와 환호, 여기에 호응하는 팀 쿡 애플 CEO의 “땡큐”가 빠졌지만 애플의 최신 운영체제(OS)들과 새로운 개발 생태계에 대한 내용들로 가득 채워졌다.
본격적인 발표에 앞서 팀 쿡 CEO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문제, 코로나19로 확대된 애플 제품 영향력 등을 언급했다. 하드웨어 제품 발표, “원 모어 띵(One more Thing)”은 없었지만, 프로세서를 인텔 기반에서 커스텀 디자인 ARM 칩으로 전환하는 굵직한 내용으로 발표 대미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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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관중과 화려한 조명 속에 WWDC 키노트 발표를 진행한 팀 쿡 애플 CEO

홈 화면 달라진 ‘iOS14’

WWDC 무대 위의 화려한 조명이 감싼 주인공은 ‘iOS’다. 애플 제품군 중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플랫폼인 만큼 주목도가 높다. 이날 발표 첫머리에 등장한 iOS14는 홈 화면 변화가 가장 큰 특징이다.
새롭게 추가된 홈 화면 위젯 기능은 이용자가 맞춤형으로 원하는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공한다. 일찍이 안드로이드는 이용자가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위젯 기능을 지원해왔지만, iOS는 홈 화면에 앱 아이콘만 배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위젯 기능은 앱 아이콘처럼 홈 화면에 배열하고 다양한 크기로 고정할 수 있다. 또 시간, 위치 및 활동을 토대로 상황에 맞는 위젯을 표시해주는 스마트 스택 기능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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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앱 보관함 기능이 추가됐다. 홈 화면 페이지 끝에 위치한 앱 보관함은 모든 앱을 쉽게 찾고 볼 수 있도록 돕는다. 기존에 아이폰 이용자들은 홈 화면을 좌우로 넘기며 앱을 찾아야 했다. 앱 보관함에서는 설치된 모든 앱을 한번에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한 페이지 안에서 자동으로 앱을 카테고리별로 분류해준다.
동영상을 화면 구석에 팝업 형태로 띄워주는 화면 속 화면(Picture-in-Picture) 기능도 적용됐다. 사용자 편의를 위한 UX·UI 변경도 이뤄졌다. 인공지능(AI) 비서 ‘시리’를 쓰거나 페이스타임이나 전화가 올 때 기존에는 화면 전체를 뒤덮었지만, 이용자들이 하고 있던 것을 유지할 수 있도록 팝업 형태로 해당 기능이 제공된다.

앱 설치 없이 필요한 기능만 쏙 ‘앱 클립’

앱 설치 없이 그때그때 필요한 기능만 빠르게 쓸 수 있는 ‘앱 클립(App Clips)’도 추가됐다. 앱 클립은 특정 제품이나 비즈니스와 연계되며 스쿠터 대여, 커피 구매, 주차 요금 지불 등 특정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수초 내 로딩된다. 앱 클립은 애플이 새롭게 설계한 앱 클립 코드를 스캔하거나 NFC 태그 및 QR 코드를 통해 쉽게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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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클립은 앱 설치 없이 앱 기능 일부를 사용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구글의 인스턴트 앱과도 비슷하지만 비즈니스 연계에 더 초점을 맞춘 기능이다. ‘애플 페이’와도 연계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 페이를 지원하지 않는 국내 시장에서는 파급력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차에 타봐 아이폰

iOS14에는 디지털 차 키(Car Keys) 기능이 새로 탑재된다. 아이폰이나 애플워치만으로 차에 타고, 시동을 걸 수 있다. 전화길 꺼놓으면 안 된다. NFC 방식으로 올해부터 일부 제품과 차량에 적용된다. 디지털 차 키는 메시지를 이용해 다른 사람과 쉽게 공유할 수 있으며, 기기를 분실했을 때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비활성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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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아이폰11 시리즈에 탑재된 U1 칩을 통한 차세대 디지털 차 키도 공개했다. 이 디지털 키는 U1 칩의 초광대역 기술, 지향성 인식을 기반으로 자신의 아이폰을 주머니나 가방에서 꺼내지 않고도 차를 열 수 있도록 해주며 내년부터 제공될 예정이다.

공간감 더한 ‘에어팟 프로’

‘에어팟 프로’에는 공간감 오디오가 적용돼 극장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 각 귀가 듣는 주파수를 조절해 하나의 공간 내에서 여러 방향에 사운드를 배치하는 식으로 몰입감을 높여준다. 5.1채널, 7.1채널 스피커 같은 입체 음향을 제공하며, 3D 입체 서라운드 음향 효과인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한다. 또 자이로 센서를 이용한 머리 위치 추적 기능을 바탕으로 이용자의 시선에 따라 각 방향의 사운드도 함께 따라가 사운드의 공간감이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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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팟’의 편의성도 개선된다. 자동 기기 전환 기능이 추가돼 애플 기기 간 에어팟 연결 전환을 매끄럽게 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아이패드로 영상을 감상하다가 맥으로 화상 회의를 하면 에어팟이 자동으로 맥에 붙고, 아이폰으로 전화가 오면 자동으로 아이폰에 에어팟이 연결되는 식이다.

작지만 큰 차이를 만들어나가는 ‘아이패드OS’

iOS를 기반으로 한 아이패드OS는 아이패드 특성에 맞는 기능들이 추가된다. 이번 ‘아이패드OS14’에서도 아이패드를 위해 고안된 기능들이 적용돼 아이폰과 구별되는 아이패드만의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사진, 파일, 메모, 캘린더, 애플 뮤직 등 여러 앱에 새로 적용된 ‘사이드바’ 기능은 앱 내 탐색을 쉽게 한다. 이를 통해 아이패드를 맥에 가깝게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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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새롭게 디자인된 ‘검색’ 기능을 통해 맥OS의 스포트라이트(Spotlight)와 유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앱 찾기와 실행에서부터 연락처, 파일, 빠른 정보, 인물과 장소에 관한 웹 검색을 쉽게 할 수 있다.
‘애플펜슬’의 손글씨 메모 기능도 강화됐다. ‘스크리블’이라 불리는 이 기능은 어떤 텍스트 창에서든 손글씨를 자동으로 타이핑 텍스트로 변환해주며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손글씨로 아이메시지 답변을 하거나 사파리 검색을 쉽게 할 수 있다. 또 손글씨를 선택해 타이핑된 텍스트로 붙여넣기를 할 수도 있다. 도형 인식도 지원해 메모 앱에서 도표를 쉽게 삽입할 수 있다. 전화번호나 주소를 손글씨로 썼을 때 이를 자동으로 인식해 관련 앱과 연결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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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씻기의 중요성 ‘워치OS7’

‘애플워치’의 최신 OS인 ‘워치OS7’에는 다양한 기능이 새로 추가됐다. 특히 눈에 띄는 기능은 자동 손 씻기 감지다. 애플워치는 동작 센서, 마이크, 온디바이스 머신러닝을 사용해 손을 씻는 움직임과 소리를 자동 감지한다. 이후 20초 타이머를 시작한다. 사용자가 손 씻기를 빨리 끝내면 더 씻으라고 안내한다. 또 집에 돌아오면 먼저 손부터 씻도록 알림을 준다. 건강 앱에는 손 씻는 빈도, 시간 등이 표시된다. 코로나19로 손 씻기의 중요성이 부각되자 이 같은 기능이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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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추적 기능도 지원한다. 애플워치에 탑재된 가속도계로 수면 중 호흡을 미세 운동 신호로 감지해 사용자의 수면 여부와 수면 시간을 포착한다. 이 밖에도 댄스 등 새로운 운동 유형 추가, 시계 페이스 공유, 자전거 경로 안내 등의 기능도 추가된다.

iOS를 닮아가는 ‘맥OS 빅서’

최신 맥OS의 이름은 ‘빅서(Big Sur)’다. ‘맥OS 빅서’는 iOS를 닮은 디자인이 특징이다. 애플은 ‘WWDC 2018’에서 iOS와 맥OS의 통합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지만, iOS 앱을 맥으로 쉽게 가져올 수 있도록 하는 등 두 OS 간의 호환성을 높여 왔다. 맥OS 빅서 역시 이 같은 기조를 따른다. iOS14에 추가된 위젯, 개선된 메시지 기능, 미모지 편집 등이 빅서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됐다.

인텔 대신 애플 실리콘

이번 WWDC 키노트의 하이라이트는 ‘애플 실리콘’의 등장이다. 맥과 맥북에 들어가는 프로세서는 인텔 기반에서 애플 실리콘으로 불리는 ARM 기반 커스텀 칩으로 2년에 걸쳐 바뀌게 된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 적용해온 자사 칩 설계 기술을 맥으로 확대한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애플은 제품 간 통합성을 높이고 자사 제품 및 개발 생태계를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첫 제품은 올 연말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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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실리콘이라고 불리는 ARM 기반 커스텀 칩은 전력 효율과 GPU 성능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고성능과 낮은 소비 전력을 동시에 추구한다.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적용된 애플의 A 시리즈 프로세서는 전력 소모 대비 성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왔다. 애플은 인텔의 성능 개선 속도가 저조하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또 애플 실리콘은 뉴럴 엔진을 통해 머신러닝 기능을 지원한다.
ARM 기반 커스텀 칩으로의 전환은 전력 효율 개선뿐만 아니라 애플 제품 간의 호환성·통합성 강화를 의미한다. 애플은 모든 제품군에 적용되는 보편적인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애플 생태계 전체에 맞는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애플 실리콘 기반 맥에서는 iOS 및 아이패드OS 앱을 쉽게 구동할 수 있다. 애플은 이번 발표에서 아이패드 프로에 적용된 ‘A12Z 바이오닉’ 프로세서를 이용한 맥OS 시연을 통해 아이폰과 아이패드 앱이 별도 포팅 과정 없이 네이티브로 구동되는 모습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