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이자 받지 말라시면서요!

카테고리
가톨릭
성경
작성일
Nov 14, 2020 11:0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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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33주일 '가'해 주일 복음은 이렇다.

그런데 한 탈렌트를 받은 이는 나아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주인님, 저는 주인님께서 모진 분이시어서, 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시고 뿌리지 않은 데에서 모으신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두려운 나머지 물러가서 주인님의 탈렌트를 땅에 숨겨 두었습니다. 보십시오, 주인님의 것을 도로 받으십시오.’
그러자 주인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이 악하고 게으른 종아! 내가 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고 뿌리지 않은 데에서 모으는 줄로 알고 있었다는 말이냐? 그렇다면 내 돈을 대금업자들에게 맡겼어야지. 그리하였으면 내가 돌아왔을 때에 내 돈에 이자를 붙여 돌려받았을 것이다. 저자에게서 그 한 탈렌트를 빼앗아 열 탈렌트를 가진 이에게 주어라.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그리고 저 쓸모없는 종은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 거기에서 그는 울며 이를 갈 것이다.’
(마태 25,24-30)

 
성경에는 언뜻 보면 상충되는 말씀들이 있다. 한 쪽에서는 이래라 하시고 또 다른 쪽에서는 저래라 하신다. 도대체 어떡하라는 거지?
오늘(Nov 15, 2020) 말씀도 그렇다. 한 탈렌트 받은 종이 그 돈으로 이자 놀이(?) 하지 않았다고 혼내시는 거잖아. 성경의 다른 곳에서는 분명히 이렇게 말한다.

 
너희가 나의 백성에게, 너희 곁에 사는 가난한 이에게 돈을 꾸어 주었으면, 그에게 채권자처럼 행세해서도 안 되고, 이자를 물려서도 안 된다.
(탈출 22,24)
 
그에게서 이자나 이익을 거두어서는 안 된다. 너희는 너희 하느님을 경외해야 한다. 그리하여 너희 형제가 너희 곁에서 살 수 있게 해야 한다.
(레위 25,36)
 
변리를 받으려고 돈을 내놓지 않으며, 이자를 받지 않고 불의에서 손을 떼며, 사람들 사이에서 진실한 판결을 내리면서,
(에제 18,8)

 
분명 위의 말씀에서는 이자 받지 말라고 하신다. 도대체 어떡하라는 말씀이신가?
묵상을 해보니 예수님께서는 '대금 업자에게 맡기라' 하신 것이지 내 주위의 형제나 가난한 이들에게 이자를 받으라는 게 아니셨던 거다. 더구나 오늘 말씀은 '이자를 받아라'가 아니라 '네가 받은 것을 부지런히 활용하고 묵혀두지 마라'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것이 바로 글의 '맥락'이다. 성경에서 특정 구절만 잘라내어 그것에 천착하다보면 원래 말씀이 가진 뜻을 알아듣기 힘들다. 그래서 성경을 읽을 때는 항상 기도하고 맥락을 살피면서 읽어야 한다고 배웠다. 하느님의 말씀으로 사람들을 호리는 사이비 집단들은 대게 말씀의 '맥락'이 아니라 '특정 구절'에 매달리는 성향을 보인다. 성경이 사람을 죽을 수 있는 좋은 예가 되겠다.
어디 성경에서 뿐이랴? 사람들이 쓰는 글과 소통하며 하는 말에도 맥랙이 있다. 이번 주는 서로 소통하면서 '맥락'을 파악하는 데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며 살아봐야 하겠다.
 
본 글의 내용은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을 공부하면서 작성한 것으로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글의 내용 중 교회의 가르침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십시오. 공부하고 수정하면서 보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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