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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Studio : 낯선 게임인데 익숙해야 하고, 알려줄 게 많은데 재미있어야 한다고요? - <야생의 땅: 듀랑고> 초반 플레이 변천사

Created by 방영훈 [zerasion] on 4월 26, 2018

강연 내용 정리

초반 플레이란?

  • 초반 플레이의 정의
    • 튜토리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게임 전체에 걸쳐 플레이어를 게임에 안착시킬 때까지 걸리는 플레이 전체를 통칭
    • 안내와 학습이 필요한 내용에 따라 수 분에서 수 시간까지 다양하게 구성될 수 있음
  • 튜토리얼의 분류 축
    • 조작 제한성(플레이어의 조작 자율성을 제한하는 정도)
    • 스토리 밀접성(스토리와 관여되어 있는 정도)
    • 이 중 듀랑고는 구간에 따라 각기 다른 포지션으로 이동하며 넓은 영역에 걸쳐 분포

프로토타입 단계

  • 반응형 가이드와 장기 가이드를 사용
  • 필요성에 따라 오프닝 컷씬이 추가

프로덕션 단계

  • 기차 프롤로그 추가
    • 이미지만 표시되는 오프닝 컷씬 대신 플레이할 수 있는 인상적인 도입부 역할
  • 단기 가이드 추가
    • 스스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도록 돕는 장기 가이드로는 직접적인 안내/학습의 어려움이 있음
    • 플레이어에게 직접적으로 연속된 목표를 제시

FGT(Focus Group Test)

  • "앙코라 섬" 추가
    • 튜토리얼 전용 수동 제작 레벨
    • 자동 생성 레벨로는 플레이어가 겪을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경우의 수를 제어하기 어려움
  • 두 번째 단기 가이드 추가
    • 새 컨텐츠인 "불안정섬" 추가에 따른 조치

LBT(Limited Beta Test)

  • 부트캠프의 추가
    • 불안정섬 진입 구간에서의 급격한 플레이어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안내/학습 컨텐츠
  • 캠프와 임무의 추가
    • 불안정섬에서 갑자기 단절되는 가이드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
    • 플레이어가 모일 수 있는 단일 출입 공간을 캠프로 설정
    • 임무는 불안정섬 가이드의 역할을 대신할 목적으로 FGT의 단기 가이드(2)를 대체하게 됨

GBT(Global Beta Test)

  • 부트캠프를 안전가옥으로 변경
    • 불안정섬에 임무가 추가되면서 플레이 경험이 달라짐
    • 부트캠프가 불안정섬의 학습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됨
    • 게임 시작 ~ 앙코라 섬까지 점진적으로 제공되던 학습량이 부트캠프에서 갑자기 폭등하는 것의 개선이 필요
  • 장기 가이드를 무전기 대학으로 변경
    • 구체적인 스킬 설정 예시를 따라 단계적으로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가이드
    • 라마 라는 새로운 인물의 설정을 게임 요소로 활용

정리

  • 초반 플레이는 꼭 게임의 초반에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 안내와 학습이 필요한 요소가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 초반 플레이가 필요하다.
  • 초반 플레이가 꼭 한 가지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
  • 사람이 한 번에 학습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참관 후기

플레이어를 게임에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여러가지의 복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본 강연에서 사례로 언급되었던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나, 레벨 디자인의 정수로 자주 언급되는 록맨(메가맨)의 레벨 디자인처럼 플레이어가 플레이를 하면서 게임의 요소를 자연스럽게 알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방법은 매우 중요하며,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임성님의 이번 강연에서 느낀 점들이 몇 가지가 있는데요, 우선 첫 번째로 "초반 플레이"란 일종의 "러닝 커브를 만들어주는 장치"처럼 비단 튜토리얼로만 국한되지 않는 광범위한 개념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안내의 형태가 조작 제한성과 스토리 밀접성이라는 두 축을 기준으로 게임마다 한 가지씩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여러 구간에 걸쳐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보통 여느 게임의 러닝 커브에서 항상 불만족스러운 부분을 듀랑고의 초반 플레이 디자인 과정에서는 매우 직접적으로 고려하고 반영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제가 다른 게임들의 러닝 커브에 불만족하는 부분은 "한 번 가르쳐주고 땡"이라는 점인데요. 이는 마치 약관 동의가 "당신이 동의하신거잖아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우린 다 알려줬는데, 그걸 기억하지 못한 것은 플레이어 여러분의 잘못인겁니다"라는 플레이어 스스로에게 잘못이 떠넘겨지는 불쾌한 경험을 주게 됩니다. 하지만 듀랑고의 초반 플레이 구성에서는 앞에서 한 번 알려준 내용을 충분히 복습할 수 있도록 그 이후까지도 반복적으로 플레이어에게 학습시켜주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보통 공부를 잘하는 정석적인 방법으로 "예습과 복습"을 꼽는데요, 여기서 게임 플레이 학습으로 대입해보면 예습은 게임을 플레이해보기 전에 미리 정보를 찾아보는 부분으로, 복습은 가이드나 튜토리얼이 알려준 것을 실제로 반복 플레이하는 부분으로 짝지어볼 수 있습니다.
보통 굉장한 규모의 팬덤을 갖는 대단한 기대작이 아니고서는, 출시되지 않거나 아직 플레이 해보기 전의 게임에 대한 세부 정보를 미리 찾아보는 일은 많지 않다고 가정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결국 일반적으로 플레이어는 게임의 가이드가 알려주는 시점에 해당 요소와 개념을 처음으로 접한다고 가정할 수 있게 되고, 보통의 범주에 속하는 사람이라면 처음 알게 된 것을 그 즉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반복 학습이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이 과정에서 두 가지 실수가 발생하기 십상인데, 하나는 앞서 강연에서 언급한대로 "한 번에 학습할 수 있는 한계치"를 초과한 정보를 게임의 극초반 수 분 내의 짧은 시간에 플레이어에게 쏟아내게 되어 학습 정보 누수가 발생하게 된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그렇게 한꺼번에 왕창 알려주고 나서는, 그걸 반복적으로 써볼만한 기회를 주지 않고 바로 한꺼번에 복합해서 사용해야 하는 실전으로 투입시킨다는 점입니다.
이번 강연에서 듀랑고의 초반 디자인이 이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하고 초반 플레이를 디자인했다는 점에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후로도 새로운 피처를 투입하거나 기존의 피처에 변경을 가할 때, 이같은 초반 플레이의 기조를 복기하면서 안내와 학습을 고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Document generated by Confluence on 5월 02, 2019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