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질문

어제 오늘 목차를 시작으로 앞부분 신약성경입문, 요한묵시록입문을 포함하여 요한 묵시록을 모두 읽었습니다. 일단 너무 너무 너무 놀란것은 주석의 해석이 개신교와 흡사하거나 큰 차이가 없어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성경자체의 문체가 너무 이해하기 쉬워서 6장부터는 개신교 성경책에서 제가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요한 묵시록을 13만원에 팔았어도 샀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좋았습니다 알려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 질문입니다. 천주교에서도 예수님의 재림을 믿으시는게 분명하지요? 계시록을 전반적으로 형제님 개인의 신앙에서 어떻게 해석하시는지요? 이를테면 6장에서 부터 봉인이 풀리면서 사건들이 일어나잖아요~ 그런 부분의 해석이 궁금하네요 개신교 복음주의 진영에서는 성경전반은 물론이고 요한 묵시록을 이해함에 있어서도 이스라엘을 필수요소로 보고 있는데 천주교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해 어떤 지식이나 관점이 있나요? 개신교 복음주의 진영에서는 현시대를 임박한 종말론과는 결을 달리하지만 마지막 시대라는 것에는 여러 증거를 들어 동의하고 있는데 천주교에서는 현시대에 대해 어떤 관점을 취하고 있나요? 요한묵시록을 읽으면서 아직 일부의 공부일 뿐이지만 성경이 이렇게 훌륭하게 번역되어있다면 이것만으로도 충분한데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왜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결국 교리서도 성경에 입각하지 않은 것이라면 권위가 없을텐데 교리서의 역할 혹은 기능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너무 질문이 많죠? 질문보다는 당연히 답이 더 길 수 있으니 생각하고 정리하셔서 아주 천천히 답을 주셔도 된답니다~^^ 시간을 일부러 내주셔야 하는 것이라 너무 너무 너무 죄송하고 고맙습니다ㅜ ㅜ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목 가톨릭교회교리서 2008년본 한국 천주교중앙협의회발행 서적을 구입하면 교리전반을 볼 수 있나요? 교리의 내용을 전반적으로 훑어 보고 싶은 강한 욕구가 생기네요~ 비가 내리다 그치다를 반복하네요 바람도 막 세차게 불구요 두분다 조심하게 오후 보내세요~
 
첫번째 질문부터 난이도가 장난이(?) 아니네요. ^^ 우선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저는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을 공부하고 교회가 가르치는 계시 진리를 믿고 있지만 그것을 다 소화하지도 못했고 앞으로도 계속 공부가 필요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자매님께서 해주신 질문을 바탕으로 또 공부해 보고, 과연 내가 믿고 있는 이 신앙이 어떤 것인지 다시 되돌아보는 기회가 많을 듯합니다. 그래서 이런 시간은 저의 신앙이 더 굳건해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혹시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제가 부족한 탓이고 교회의 가르침을 다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부분들은 자매님께서 탐구하시고 이 자리에서 함께 나누어주신다면 저에게도 안승준 선생님에게도 도움이 되겠습니다.
 
이번에 주신 질문을 제 나름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혹시 제가 잘못 이해한 것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1. 예수님의 재림을 믿는가?
  1. 요한묵시록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은?
  1. 천주교의 이스라일에 대한 지식과 관점은?
  1. 천주교는 현 시대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가?
  1. 가톨릭 교회 교리서의 기능, 역할, 존재 의미는 무엇인가?
이제 위의 순서대로 하나씩 제 생각을 정리해나가겠습니다.
 

1. 예수님의 재림을 믿는가?

"그리로 부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믿나이다." -사도신경-
"그분께서는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영광 속에 다시 오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으리이다." -니케아 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
당연히 가톨릭 교회는 예수님께서 다시 오리라 믿고 그렇게 가르칩니다. 성경에 분명히 나와 있는 가르침이므로 이를 의심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모든 사람은 개별 심판과 최후의 심판, 두 가지를 받게 됩니다. 각 사람이 죽게 되면 바로 받게 되는 것이 개별 심판이고, 마지막 날, 그러니까 "주님의 날"에 모든 사람들이 함께 주님 앞에 모여서 자신의 삶을 셈해드리는 것이 최후의 심판입니다. 이것 말고도 주님께서 오시는 날, 즉 주님의 재림에 대해 가톨릭 교회는 확고하게 가르치며 이를 고대합니다. "오소서, 주 예수님"은 그래서 참 기쁜 기도입니다. 가톨릭 교회에는 다음과 같은 기도가 있습니다.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주님의 죽음을 전하며 부활을 선포하나이다."
신자들은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교회와 함께 주님의 죽음과 부활을 선포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꼭 오실 것입니다.
 

2. 요한묵시록의 개인적인 해석은?

저에게 있어 묵시록은 정말 어려운 책입니다. 많은 사이비들이 묵시록을 곡해하여 주화입마에 드는 모습을 보면, 주님께서 참 예언자와 거짓 예언자, 그리고 거짓 그리스도를 거르기 위해 정말 대단하고 멋진 부비 트랩을 마련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는 묵시록의 이야기가 너무나 무서워서 잘 읽지 않았지만 이단 사실이 난무하고 묵시록으로 걸려 넘어지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조금씩 조금씩 읽어내려갔습니다. 어려운 내용이 나오면 신부님께 여쭈어보기도 하고, 요즘처럼 검색이 잘 된 때는 교회의 가르침을 여러 가지로 검색해 보면서 묵시록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교황은 666이다", "가톨릭은 바빌론의 탕녀이다", "주교들은 자주색 옷을 입고, 추기경은 붉은 색 옷을 입으며, 그들은 금잔에 순교자의 피를 부어 마신다." 등의 도발을 들을 때면 속에서 열불이 치밀어 올라 분연히 묵시록을 붙잡기도 했습니다. 물론 주화입마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조심했습니다.
어릴 때 묵시록을 통해서, "아, 세상 종말이라는 게 정말 오기는 오는 구나" 싶었고, 마치 마태오 복음 24장의 이야기를 아주 상세하게 풀어놓은 '종말 설명서'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결국 묵시록에서 하시는 말씀은 "항상 깨어 있어라" 하신 마태오 복음 24장 44절의 말씀으로 수렴하였습니다. 힘들고 지칠 때가 오면 주님께서 오실 날을 기다리면서 저의 세례명처럼 용기를 내고 버틸 수 있는 책, 그래서 처음에는 두렵고 무서운 책이었지만 점차 나이를 먹어가며 희망을 주는 책이 묵시록이었습니다.
가톨릭 교회에는 전례 주년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전례력(교회 달력)을 1년으로 삼고, '가해', '나해', '다해' 3년 동안 돌아가는 주기입니다. 이 3년 동안 매일 매일 미사 때 봉독하는 말씀이 정해져있습니다. 평일 미사에서는 1독서, 화답송, 복음이 봉독되고, 주일 마사에서는 1독서, 화답송, 2독서, 복음이 봉독됩니다. 대개 1독서는 구약에서, 2독서는 복음을 제외한 신약에서 뽑지만 부활 시기 등 특별한 시기에는 1독서를 아예 사도행전에서 뽑아오기도 합니다. 화답송은 주로 시편에서 뽑아옵니다. 설교와 비슷한 강론은 주로 그날 봉독되는 말씀을 관통하는 맥락을 짚어주십니다. 그래서 3년 동안 매일 매일 미사 독서를 읽게 되면 성경의 대부분을 읽게 된다고 합니다.
전례 주년의 1년은 대림시기, 주님 성탄 대축일과 성탄 시기, 연중 시기, 재의 수요일부터 시작하는 사순 시기, 그리고 전례의 클라이막스인 성삼일, 부활 성야, 그리고 부활 시기를 지나 주님 승천 대축일, 성령 강림 대축일을 거칩니다. 그리고 다시 연중시기를 지나서 연중 33주일을 마친 뒤 전례력의 끝인 "온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끝을 맺습니다. 전례력의 막바지에 접어들면 2~3주일 동안 종말에 대한 말씀들을 읽습니다. 주로 1독서에서는 묵시록을, 2독서에서는 종말과 관련된 서간을, 복음에서는 마태오 복음 24장과 같은 종말에 대한 내용을 다룹니다. 그리고 왕으로서 오실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끝으로 전례력의 1년이 끝나게 됩니다.
이렇게 요한 묵시록을 전례력에서도 접하고 개인적으로 읽기도 하면서 가진 생각은, 분명히 지금은 마지막 때이며, 주님께서는 다시 오신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교회는 주님께서 언제 오실 것인지에 대해서는 무게를 두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님께서 지금 당장 오시더라도 떳떳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등불을 켜놓고 준비하라고 가르칩니다.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자매님이 말씀하셨던 그 '임박한 종말론'과는 완전히 결을 달리한 그리스도교의 종말론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요한 묵시록은 언제나 희망을 주는 책이 되었습니다.
묵시록의 저술 연대나 시기적인 특성상, 분명히 초대 교회 어느 때의 상황에서 신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 쓰여졌다고 믿으며, 그 시기에는 정말로 종말이 임박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분의 뜻이 있으셔서 지금까지 참아주고 계신 듯합니다. 아마도 한 사람이라도 더 아버지께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계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이야기가 장황해지기도 하고, 제가 자매님께서 물어보신 것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도 궁금해서 묵시록에 대한 이야기는 일단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나중에 또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3. 천주교의 이스라엘에 대한 지식과 관점은?

저는 개인적으로 이스라일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아직도 많습니다. 하지만 가톨릭 교회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해서 매우 각별히 여기고 있습니다. 예수님도, 열 두 사도도, 바오로 사도도 유다인이었고, 초대 교회 공동체의 출발도 어쨌든 유다교를 토대로 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도 "율법과 예언서를 폐하러 온 게 아니라 완성하러 왔다"고 하셨으니까요.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십자가에 죽으심, 그리고 부활을 이해하려면 이스라엘의 종교관을 모르고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거리 전도를 다니시는 분들이 "예수님을 믿으세요! 죄 많은 여러분을 위해서 예수님은 십자가에 돌아가셨습니다."라고 열심히 외쳐도, 사실 '대속'의 개념이 없는 사람들에게 그 외침은 어쩌면 아무런 의미가 없을 지도 모릅니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은 사건이 나랑 무슨 상관이람?" 정도의 말을 듣지 않을까요.
부활절 전날 밤, 가톨릭 교회는 부활 성야 미사를 지냅니다. 성당 안의 불을 모두 끄고 커다란 부활 초에 불을 붙이며 중앙 통로로 사제와 복사들이 행렬합니다. 그러면서 "그리스도 우리의 빛!" 하면 신자들은 "하느님 감사합니다!"로 화답합니다. 이는 마치 이스라엘이 불기둥의 인도를 받아 광야를 40년 동안 헤매던 것을 떠올립니다.
이어서 구약에서 7개, 시편 일곱 편, 신약 서간 하나, 그리고 복음, 이렇게 모두 9개의 독서를 듣습니다. 요즘은 여러 가지 여건과 전례 시간 단축 등의 이유로 구약에서는 3~4개의 말씀만 뽑아오지만 그 중에서 생략할 수 없는 말씀은 바로 탈출기 14장과 15장입니다. 바로 주님께서 이스라엘을 홍해 바다에서 구해내신 사건입니다. 이렇게 창세기 1장 1절부터 들려오는 말씀 전례를 따라가다 보면, 주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고 이스라엘을 얼마나 아끼셨으며 그 때문에 속상하셨는지, 그리고 어떻게 우리를 구원하시는지에 대해서 개요를 알 수 있습니다. 아래에 부활 성야 미사의 링크를 드리니 독서 부분을 살펴보시면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은 다름 아닌 파스카(유월절)의 신비입니다.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어린양으로 십자가 위에서 제물로 바쳐지고 그분의 피를 쏟아서 영원한 파스카 제물이 되심을 가톨릭 교회는 성 목요일에 기념합니다. 이때도 역시 탈출기 12장의 파스카 만찬 규칙을 봉독합니다. 이어서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서 당신의 몸과 피를 내어주시는 성체성사에 대해서도 기념합니다.
성 금요일,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기념하는 전례에서 신자들은 이사야 예언서 53장의 "주님의 종의 넷째 노래"를 듣습니다. 도대체 이스라엘의 이사야는 뭐하는 사람이기에 이렇게 예수님에 대해서 미리 예언했을까를 생각해보면 가슴이 절절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부활 성야, 성 금요일, 성 목요일의 성삼일 전례는 전례의 꽃이라 할 만큼 신앙의 유산이 듬뿍 함축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살아있는 교리 교육이고 그리스도의 구원하심을 온 몸과 마음을 다 해 느낄 수 있는 시간이겠지요. 이 모든 시간에 이스라엘과 구약 성경이 함께합니다. 구약이 없으면 신약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톨릭 교회의 미사와 전례는 이스라엘의 그것에서도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우선 미사 때마다 독서 후에 화답송으로 시편을 읽고, 향을 피우며, 성수를 뿌립니다. 헌금도 이스라엘의 전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지요. 가톨릭의 신부들은 사제, 그러니까 제사장입니다. 가톨릭의 미사는 예수님과 함께 하는 식사이면서 동시에 예수님의 파스카 희생 제사를 재현하는 제사입니다. 이스라엘의 사제는 영원한 대사제이신 예수님과 교회 사제들의 예형이었습니다. 미사 때 사제는 다음과 같은 기도를 드리기도 합니다.
 
주님, 저희 봉사자들과 주님의 거룩한 백성은 성자 우리 주 그리스도의 복된 수난과 죽음을 이기신 부활과 영광스러운 승천을 기념하나이다. 저희는 아버지께서 베풀어 주신 선물 가운데서 이 깨끗한 제물, 거룩한 제물, 흠 없는 제물 영원한 생명의 빵과 구원의 잔을 존엄한 대전에 봉헌하나이다.
이 제물을 인자로이 굽어보시고 일찍이 주님의 의로운 종 아벨의 제물과 저희 조상 아브라함의 제사와 대사제 멜키체덱이 바친 거룩하고 흠 없는 제물을 받아 주셨듯이 이를 받아들이소서.
-성찬기도 1양식 중-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은 전체의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계시 진리를 이해하고 성경을 올바로 이해하려면 이스라엘에 대한 이해는 필수이며, 또한 초대 교회 때의 이스라엘에 대한 상황 이해도 빠질 수 없습니다. 교회는 미사를 통한 여러 가지 전례에서 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혹시 제가 또 핀트를 잘 못 맞추었거나 하면 말씀해주세요. ^^
 

4. 쳔주교는 현 시대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나?

가장 어려운 질문이 이것 같습니다. 위의 2번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교회는 현 시대를 마지막 때라고 봅니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심으로써 이미 구원 사업은 시작되었고, 교회를 세우심으로써 하느님의 나라를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분명 초대 교회때에도 고린토 서간이나 묵시록처럼 재림이 임박했다고 생각해오다가 티모테오나 티토 서간의 분위기를 보면 이제는 교회가 '오래 달리기'를 하도록 준비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제 교회는 작은 공동체에서 조직화된 공동체로 자라납니다. 주님께서 언제 오실 지는 알 수 없지만, 교회는 신자들과 함께 그리스도의 재림때까지의 여정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재림이 다가온다면 묵시록에서처럼 교회는 찬란히 빛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기초 위에 열 두 사도의 주춧돌이 있고, 새로운 예루살렘에서 밤낮으로 하느님께 예배하는 그런 세상이 다가오지 않을까요? 그래서 오늘도 내일도, 그리고 매 미사 때마다 우리는 주님의 기도를 바칩니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이 질문에 대해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물어봐주시면 더 깊이 있게 답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제가 답하지 못하더라도 관련 자료를 찾아서 제가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
(왠지 정말 이 답변은 완전 동문서답을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네요.)
 

5. 가톨릭 교회 교리서의 기능, 역할, 존재 의미는 무엇인가?

놀라시겠지만 가톨릭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든 계시 진리가 성경 안에만 존재한다고 가르치지 않습니다. 교회는 처음부터 '기록된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과 '전해져 내려오는 하느님의 말씀인'인 성전(거룩한 전통)을 하나의 계시 원천에서 유래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말씀하신 것처럼 "성경에 입각하지 않으면 권위가 없을 텐데"와 같은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신약 성경이 경전으로 완성된 것은 4세기에서 5세기까지입니다. 그 이전까지 신약 성경의 문서들은 특정 지역 교회에 머물러 있었고, 이와 함께 각종 위경들도 섞여있었습니다. 이런 혼란 속에서 신약 성경을 경전으로 모은 것은 가톨릭 교회였습니다. 그러니 결국 성경의 권위는 교회에서 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계시 진리를 전하도록 그리스도께서 친히 그 사명을 주셨고 가르칠 권한과 다스릴 권한, 메고 푸는 권한을 주셨습니다. 이렇게 말씀을 가르치는 권한을 "교도권"이라고 합니다. 교도권은 하느님 말씀에 봉사하며, 동일한 계시의 원천에서 나온 성경과 성전을 통하여 신자들을 가르칩니다.
거룩한 전통, 즉 성전의 가장 강력한 본보기는 바로 신약 성경입니다. 지금 보고 계신 신약 성경은 초대 교회 때부터 내려오던 여러 교회의 문서들을 봉독하던 전통과 여러 공의회의 의결을 거쳐서, 그러니까 성전을 통하여 형성된 것입니다. 한 나라의 지폐에는 그 국가 은행이 보증하는 도장이 찍혀있으며, 공산품에는 일정 기간동안 품질을 보증하는 보증서가 있고, 순금에는 그 금의 순도를 보증하는 확인서가 있습니다. 성경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고 그 속에서 정경을 모았으며, 인쇄술이 발전하지 못한 1500 여년 동안 순전히 필사로 성경을 보존했던 가톨릭 교회의 보증이 바로 지금의 성경을 있게 했다고 저는 믿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위에서 '예수님의 재림'에 대해 논할 때 '개별 심판'과 '최후의 심판'에 대해서 말한 적이 있습니다. 성경에 분명히 나와있는 이 개념이지만 아시는 것처럼 성경 여기 저기에 흩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는 '심판', '재림' 등의 주제별로 교리가 정리되어 있습니다. 애초에 성경은 교리를 설명하기 위한 책이 아니었기 때문에 '주제별로' 정리된 교리서는 꼭 필요합니다.
가톨릭 교회에서는 성경 해석권이 전적으로 교회에게 맡겨져 있습니다. 그래서 신자 개인이 성경을 자유롭게 해석할 수 없으며 반드시 교회의 교도권에 따라야 합니다.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이다"는 가톨릭 교회에서 언제나 실체 변화로 가르칩니다. 그러나 많은 개신교 교단들은 가톨릭 교회 뿐만 아니라 동방 정교회 등의 보편 교회가 따르고 있는 실체 변화를 '화체설'이라 부르며 인정하지 않고, 또한 각 교단마다 공재설, 임재설, 영적 기념설 등 여러 가지 '설'을 내놓습니다. 이렇게 혼란한 상황에서 가롤틱 교회의 교리서는 성체성사와 실체 변화에 대한 명확한 내용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성경 뿐만 아니라 교부들의 가르침, 공의회 문헌 등을 포함한 살아있는 성전의 가르침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교회의 가르침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며, 성경과 성전에 녹아 있는 교회의 가르침(교리)를 명확히 해주고, 특히 흩어져 있는 여러 성전에서 언급된 교리를 모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신자들에게 교리를 가르칠 때의 규범이 되며, 교리서 편찬의 근본이 됩니다. 그리고 지금 제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을 때 교회의 정확한 가르침을 알기 위해서 참조할 때 마치 사전과 같은 존재가 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과 구원 경륜을 알기 위해서 성경을 통독한다면, 교회가 이를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기 위해서 교리서를 읽는 것은 매우 유익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도 교리서를 처음부터 끝가지 읽어본 적은 없습니다. 다만 천천히 틈틈이 읽어서 지금은 대략 400항 정도까지 읽었습니다. 아마 자매님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교리서를 더 자주 참조하게 될 것 같고, 교리서를 읽는 데에도 더 속도가 붙을 것 같습니다.
현재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2018년 12월 28일판, 개정 2판 15쇄가 최신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채 구입이 필요하시다면 참고해주세요.
 

마무리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 이렇게 답을 적어봅니다. 일부러 글을 쓸 때 너무 많은 힘과 에너지를 쏟지는 않았습니다. 우리는 아마도 '오래 달려야' 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벌써부터 에너지를 소진하여 지치면 안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쓰는 데에 적지 않은 시간이 들었음은 사실입니다. ^^ 아마도 제가 질문을 곡해해서 엇나간 핀트로 대답한 부분도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더구나 저는 복음주의 교회에 대해서는 전혀 정보가 없습니다.
혹시 시간이 되신다면 복음주의 교회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세요. 종이 책보다 전자책이나 사이트까 좀 더 읽기에 편하기 때문에 혹시 괜찮은 사이트가 있다면 소개해 주신다면 저에게도 많은 공부가 되겠습니다. ^^
그럼 오늘의 첫 번째 숙제는 여기서 마무리~~~
덕분에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에 대해서도 좀 더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제 이메일은 sogummat@yahoo.com 입니다 정리하시느라 많은 시간을 할애하셨지요? 깊이 감사드립니다 일단 질문도 정확히 이해하셨고 답변도 제가 아주 쉽게 이해되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가톨릭 용어에 익숙지 않아 좀 더 찾아 보면서 깊은 이해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구요. 제가 여러번 다시 읽어보고 또 질문 드리겠습니다. 글로 소통하는게 어려울 수 있을 것 같다고 짐작했는데 형제님은 힘드시겠지만 다시 읽을 수 있어 저는 너무 편하네요 감사드립니다. 부끄럽게도 현재의 개신교회는 자식에게 교회를 세습하고 세상 사람들에게 유머를 강조하며 헌금과 건물에 치우친 곳이 대부분입니다. 개신교내에는 수많은 종파가 존재하고 그것은 이단에게 많은 빌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거짓복음은 이미 한국 교회의 90%이상을 잠식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천국과 지옥, 예수님의 재림과 시대를 분별하는 영적각성과 개인의 철저한 회개를 이야기 하는 교회들은 영미식 복음주의 교회들이며 한국에 이러한 교회는 매우 적습니다. 복음주의를 이해 하기 위해서는 일단 현대사상과 세계관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기본서로 읽을 수 있는 책중에 그나마 e-book으로 있는 책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제목은 기독교세계관과 현대사상 이며 저자이름은 제임스 w 사이어 입니다 출판사는 ivp 입니다. 천주교에 대한 긴여정이 시작되었네요이 모든 과정은 하느님을 더욱 경외하는 저의 마음가짐이 되기를 원하고 주님오심을 진심으로 기다리며 기도하는 여정의 한 과정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함께 해주셔서 든든하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