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 재수를 성공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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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독학재수를 했습니다. 고3 수능 실패 이후로 제 문제점을 깨닫고 고쳐나갔죠. 독학재수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려 합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궁금한 건 댓글로 질문받겠습니다. 모든 조언은 제가 실제로 실천했던 것들만 올려드립니다. 저는 대단한 사람이 아닙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제가 한 것이면 여러분도 분명히 실천할 수 있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0. 마음가짐마음가짐은 무슨 일을 하는가에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든 매우 중요합니다. 공부에서도 예외는 아니죠. 여러분은 재수의 길로 뛰어들었습니다. 재수생은 죄수생이라고도 불리죠. 저 역시 재수를 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나는 참 쓰레기다.. 나란 놈 진짜 불효자다.. 이 생각을 수십 번도 더했습니다. 하지만 또다시 도전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으면 내가 이전에 어땠고 지금 진짜 쓰레기고 이런 생각 다 버려야 합니다. 오직 마음에 남겨야 할 생각은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 수능이란 놈을 발라버릴까?"이 생각만 해야 합니다.구체적으로 말하면
i) 모든 생각과 모든 판단이 수능을 기준으로 맞춰져 있어야 합니다. 마치 전쟁을 하듯이요. 전쟁에서 이겨야 하는데 다른 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어야겠죠.
ii) 열심히 한다고 할 수 있을까? 재수하면 내가 성공할까? 이런 수동적인 불안함을 무찌르고 앞으로 나아가야만 합니다. 능동적으로, 적극적으로 사고하세요.
"내가 부족한 게 뭐지? 어떻게 하면 내가 그걸 채울 수 있지?"
1. 생활관리왜 0번 다음으로 중요한 1번이 생활관리일까요? 많은 재수생들이 착각하는 게 완벽한 인강 커리큘럼과 완벽한 학원 강의만 있으면 재수 필승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생활이 안 잡힌 학생은 결국 끝에 다다르지 못하고 도중에 무너져 버립니다. 바짝은 오르겠지요. 그러나 수능은 마라톤이지 단거리 경주가 아닙니다. 여기서 말하는 생활은 "규칙적인 생활"입니다.
i) 취침 시각과 기상시각을 정하세요. 시간이 아니라 시"각"입니다. 12시면 12시, 6시면 6시 무조건 기상하는 겁니다. 제가 이렇게 조언해주면 많은 학생들이 묻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하나요? 본인은 그렇게 했나요?'저는 자신 있게 말합니다. 네, 했습니다. 일요일을 제외한 월~토는 무조건 그 전날 12시에 자서 6시에 일어나는 ‘몸’을 만들었습니다. 잠자는 시각이 규칙적으로 정해지면, 공부하는 시간도 규칙적으로 정해집니다.우선 취침/기상 시각을 잡으세요.
ii) 동일한 장소에서 공부하세요. 독학 재수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은 자기 자신이 자율적으로 스케줄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죠. 하지만 그 자유가 방종이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렇기에 규칙적으로 회사에 출근하는 사람처럼 "적"을 두세요. 즉 안 가면 안 될 것 같은 의무적인 장소를 정해라는 것입니다.
저는 당시 시립 도서관에 "출근하듯이" 매일 8시에 줄 서서 기다려 열람실에 입실했습니다. 그렇게 공부를 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하루하루가 다 무너집니다. 인간은 매우 나약하고 게으른 존재입니다. 안 무너지도록 장치를 하나하나 개발해두세요.
iii) 스마트폰을 없애세요. 규칙적인 생활에 아주 치명적인 물건입니다. 저는 폰을 아예 끊었습니다. 제가 독재를 2월 말에 시작했는데 3월 말까지 스마트폰만 보고 있더라고요. 이래서는 망하겠다 싶어서 바로 끊어버렸습니다. 그런 결단력을 가지세요. 수능 시험 끝나면 남는 게 잉여로운 시간입니다. 그때 사용해도 늦지 않습니다. 참고로 저는 고3 수능 끝나자마자 산 최신형 스마트폰을 해지했습니다.
2. 공부법i) 국어
국어는 제가 고3 때 6등급까지 찍었던 과목입니다. 만년 4등급, 5등급이었습니다. 현역 수능 때도 4등급이었죠. 그랬던 제가 결정적으로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태도"를 고쳤기 때문입니다. 저는 고3 시절 언어 문제집만 디립따 풀어댔습니다. 풀어낸 문제집 수만 10권은 될 겁니다. 문제만 열~~ 심히 풀었으나 정작 핵심을 못 짚은 거지요. 많은 학생들은 수능 국어를 "지식"으로 해결하려 듭니다. 수능은 ‘능력’을 보는 시험이라는 걸 알면서도 말이에요. 수능 국어는 학생의 "태도"를 봅니다. "필자와 소통하려는 태도"를 갖추자 성적은 무섭게 올라갔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 그냥 읽지 않고 "글"을 이해하려 했습니다. 수능 기출 지문을 토대로 말이죠.'이 사람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뭐지?'
'왜 이 문장을 이 문장 뒤에 넣었을까?'
'이 문단은 어떤 역할을 하지?'"글"에 대해 본질적으로 접근하자, 항상 50점-70점을 맴돌던 실력에서 평가원 모의고사에서든 더러운 사설 모의고사에서든 90점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 실력이 되었습니다.여러분의 태도는 어떠한지를 잘 점검해보세요.
ii) 수학
(저 때는 수리 나형이었는데 요즘엔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겠네요.)
수학은 제가 재수 이후 즐기면서 공부하게 된 과목입니다. 절차와 논리적인 알고리즘을 만들게 되면서 말이죠. 94년도 수능 초창기부터의 수능 기출을 다 보았습니다. 기출... 다들 많이 푸는 걸로 압니다. 근데 기출을 그냥 풀 줄 아는 것에서 만족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문제에서 배워야 하는 아이디어가 무엇이고 그 아이디어를 통해 다음에 이런 문제가 나왔을 때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를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기출을 통해서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지만, 또 그렇다고 기출만 학습해서도 안돼요. 수능날엔 낯선 문제들도 나오기 때문에 시중 문제집을 활용해서 빠르고 정확하게 접근하는 법을 연습해야 합니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매주 실전 모의고사를 풀었습니다. 주로 토요일에 실전 모의고사를 치렀습니다. 혼자서요. 스톱워치로 시간 정확하게 쟀습니다. 찍는 연습도 하고, 별표 연습도 하고요. 그렇게 일주일마다 내 실력을 ‘실전처럼’ 점검해보는 시간이 꼭 있어야 합니다. 다른 건 못하더라도, 실전 모의고사를 1주일에 한 번씩 하는 건 꼭 하세요. 그 효과는 제가 입증합니다.
iii) 영어
수능은 영역을 막론하고 두 가지만 잘하면 됩니다.
"빠르고 정확하게"
근데 정확함이 먼저 확립된 후에 그걸 계속 연습하면 빠르게 되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우리는 토익을 보는 것도 아니고 토플을 보는 것도 아니고 텝스를 보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보는 건 수능의 "영어영역"이죠. 영어영역에 무슨 문제들이 나오는지, 그 문제들을 내가 잘 맞혀내는지, 어떤 걸 자주 틀리는지 그 틀리는 문제들은 내가 어떤 것을 알았으면 맞출 수 있었는지, 다음에도 이런 문제를 안 틀리려면 지금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이런 걸 고민해보셔야 합니다.과외 학생들이 물어요, 저한테.
"쌤, 영어가 안돼요. OOO 인강 커리를 다 타봐도 성적이 안 올라요."강의가 무슨 기차입니까? 계속 타고 있게. 문법 강의 -> 구문 강의 -> 독해 강의 커리 타고, “와! 나 커리 다 탔어! 근데 왜 성적은 안 오르지?” 같이 말하는 어리석은 짓을 범하지 마세요.각자마다 부족한 점이 다르고 각자마다 틀리는 문제가 다른데 왜 그런 걸 분석하지는 않고 강의에 맞춰가려 합니까?주도적으로, 현명하게 공부하세요.
※ 사탐은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워낙 인강이 잘 되어 있으니까요. 참고로 저는 사탐할 때 인강을 듣고, 백지 복습법을 자주 활용했습니다. 기출문제 풀어보고요.
3. 독서재수하면 성공할 확률이 전체 재수생들 중에 10%도 안된다고 합니다. 제가 10% 안에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독서'입니다.재수를 하고도 언어 성적은 여전히 4등급에 걸친 3등급이었습니다. 문제집, 인강 안 해본 게 없을 정도로 많이 공부했습니다. 그런데도 3등급이었단 말이지요. 절망스러웠어요.그래서 삼수를 시작하기 전,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독서를 시작했습니다. 그제야 글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고, 글과 진정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알겠더군요.여러분도 독서하세요. 독학 재수면, 혼자 빈둥거리는 시간이 제법 있을 거예요. 그 시간에 독서하세요. 그것이 수학능력을 극대화시키는 데에 도움이 될 겁니다.
4. 마지막으로, 승자의 사고방식저는 패배주의를 극도로 혐오합니다. 찌질함의 극치입니다. 여러분들이 승자의 사고방식을 갖기를 원합니다. 매일 긍정적인 말을 접하세요.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건 노력의 양밖에 없습니다. 공부의 비법? 저도 해보니까 그 딴 거 없습니다. 우직하게 방향 잘 맞춰서 현명하게 많이 공부하는 거, 그게 비법이라면 비법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문장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많은 도움 되었으면 합니다.
"승자는 항상 해결책에 집착하지만 패자는 항상 문제점에 집착한다."
해결책에 집착하는 승자가 되시길,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