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솜

카테고리
마음 공부
작성일
Jan 5, 2022 10:52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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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침 실습 시간에 소독을 위해서 알코올 솜을 피부에 바르곤 했다. 알코올이 증발하면서 열을 빼앗아가는 시원한 느낌이 좋았기 때문에, 피부 거칠어지니 너무 많이 바르지 말라고 하시는 선생님 말씀은 귓등으로 들었다. 그저 나는 시원한 알콜 느낌이 좋았으니까.
어느날, 평소와 다름 없이 피부에 알코올 솜을 문질렀다. 갑자기 찌르는 듯한 격통이 손가락에서 출발하여 온몸을 휘감았다. 예의 그 좋았던 기분은 가시고 불쾌함과 짜증만 남았다. 도대체 왜?
종이의 단면은 생각보다 거칠다. 
* 출처: https://healthydoctor.tistory.com/34종이의 단면은 생각보다 거칠다. 
* 출처: https://healthydoctor.tistory.com/34
종이의 단면은 생각보다 거칠다. * 출처: https://healthydoctor.tistory.com/34
그날 오전 종이에 손가락을 베인 상처가 원인이었다. 살짝 스치기만 했는데도 종이는 날카로운 칼마냥 내 손가락을 그었고 그리로 알코올이 닿자마자 격한 통증이 느껴졌던 것.
평소엔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 이따금 심한 통증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그건 상처를 받았다는 방증이다. “뭐 이런 걸 갖고 그래?”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친구 녀석의 말이 더 아프게 다가오는 것도 그날, 그때만큼은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무심코 건넨 말에 어떤 사람이 힘겨워한다면 절대로 대수롭게 여기지 말자. 분명 그 사람은 아물지 않은 상처가 있고, 내가 그 상처를 건드렸기 때문일 테니까.
날씨는, 언제나 맑을 수는 없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