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형제자매들

생성일
Jan 23, 2024 12:56 AM
태그
성경
Jul 15, 1990
이스라엘사람들은 완고하고 교활하다는 것을 예수께서는 벌써 제자들에게 지적해 준바 있다(마르4.11이하).예수께서 고향에 들렀을 때에 고향사람들은 간교한 이유를 들어 그를 배척하였고 불신앙을 노골화하였다.「저자는 한낱 목수일 뿐이며 마리아의 아들, 야고보, 요셉, 유다, 시몬의 형제가 아닌가」이것이 그들의 불신앙의 이유였다.
결국 무식장이가 아니냐는 경멸의 표시였다. 여기서 고향사람들은 예수의 조국 이스라엘을 대변하는 사람들로 알아들을 수도 있다.
복음서는 예수의 고향방문이 야기에서 두 가지 예수의 가르침을 전하려고 한다. 하나는 그 가르침에서 예수가 하느님의 아들임을 알아봐야 한다는 것과 육정으로는 천대받는 인간이라는 것을 돋보이려는 그리스도론이다. 둘째는 제자들에게 하느님나라에 종사하려면 부모형제자매의 끈을 버려야 한다는 사도직 조건이다.
고향사람들이「저건 마리아의 아들이다」라고 하던 경멸의 언사는 이방인 백부장이 십자가 밑에서「저 분은 하느님의 아들이었다.」라는 (마르 15, 39)신앙으로 바뀌고 이미 사도교회에서「마리아의 아들」은 명예로운 말로 바뀌었다.
이렇게 예수의 위상을 드러내기 위하여 언급되었던 예수의 형제자매들은 후대에 와서 성모마리아의 위치를 격하시키려는 사람들에게 거리낌 또는 걸림돌이 되었다. 즉 성모마리아는 예수를 낳은 후에 여러 자녀를 낳았다는 것이다.
성모 마리아의 평생 동정임을 믿는 가톨릭교회는 이에 대하여 발끈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신약성서에 등장하는 예수의 형제들은 가나잔치의 첫 기적 후 예수께서 어머니와 제자들과 함께 형제들을 데리고 가파르나움으로 갈 때 등장했고(요한2, 12), 예수가 미쳤다는 소문을 듣고 집으로 데려가려고 나타났었고(마르3,31~35), 고향방문 시 형제들의 이름이 거명되며 언급되었고(마르6, 1이하).전교 막바지에 아직 예수를 알아보지 못하고 집안 명예를 떨치라고 재촉하며 등장하였다.(요한7, 2이하)
그러나 예수 후 사도교회에서는 교회의 지도자로 등장한다(사도1,14:15,13이하: 고린 전9,5:15,7:갈라1,19).형제들의 이름을 거명한 야고보、요셉、유다、시몬이 과연 예수의 친형제들이냐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그것은 신약성서에서는 히브리어의 형제란 말을 그리스어로 옮겨놓았고 히브리어에는 친형제、사촌、이웃、제자들을 통틀어 형제라고 애매하게 불렀다. 그래서 신약성서에서 형동생을 구별하지 않고 그저 형제라고 한 것이다.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것은 4세기의 헬비리우스라는 사람이다. 이 사람은 마리아를 여인 중에 모범 어머니라는 것을 드러내기 위하여 마리아는 많은 자녀를 둔 어머니라고 주장하였다. 동시대의 교부 예로니모는 이 주장은 사도적 전승인 성모의 평생 동정교리와 위배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논문을 냈다(383년).
사실 마리아는 교회창설 때부터 사도들과 같이 일했으며 사도직후 교회에서 이미 평생동정이신 성모로 존중되었음이 교부 이레네오와 끌레맨스、그리고 외경인 야고보의 원복음서에 나타나 있다.
순교자 성 유스티누스는(+165) 마리아와 이브를 비교하면서 이브의 불순종으로 인류가 죄의 노예가 되었다가 마리아의 순종으로 인류에게 구원을 가져다주었다는 마리아신학을 시작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사도직후 교회가 마리아께 각별한 숭경을 바쳤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도적 전승을 지키기 위하여 성 예로니모는 문제의「주의 형제들」이 누구인가를 밝혀냈다. 거명된 4형제 중 야고보와 요셉(마르 6、3)은 십자가 곁에 있었던 마리아이며(마르15,40)무덤을 지켜보고 있던 여자들 중 야고보와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마태27장61과 28장1)와 같은 인물이다(마르15,47).이 여자는 예수의 시신에 향유를 발라드리러 갔던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이며(마르16,1), 빈 무덤을 찾아가 천사를 만났던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이다(루가24,10)
이 부인은 막달라 마리아와 함께 갈릴레아에서부터 예수를 따라다니며 시중들던 마리아이며(마르 15,47) 십자가 곁에서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서 있던 예수의 이모 마리아이다(요한19,25).
야고보는 사도단에서 주님의 형제로 통하였고(갈라 1,19) 사도교회에서 지도적 역할을 하였으며 베드로의 뒤를 이어 예루살렘의 주교가 되었다. 그런데 유다서 첫머리는「그리스도의 종이며 야고보의 동생인 나 유다가…편지를 씁니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그러니 이 야고보를 예수의 형제 야고보와 동일시한다면 야고보, 요셉, 유다의 어머니는 성모와는 다른 마리아임이 확실하다. 그리고 이 마리아는 십자가 밑에 서 있던 부인들 중 한 사람이다.
요한복음서는 그 부민들을 열거하면서: 예수의 어머니, 그 자매 글로파스의 아내, 마리아, 그리고 막달라의 마리아라고 하였다. 공동번역에는「그 어머니와 이모와 클레오파의 아내 마리아」라고 했는데「그 자매, …의 아내, 마리아」는 동격어로 봐야 한다. 다시 말하면 클로파스의 아내는 마리아이고 그 마리아는 성모의 자매이며 클로파스는 야고보의 아버지 알페오와 같은 사람이다. 알페오는 클로파스의 아라메아어 발음이다.
마지막으로 예수의 형제 중 시몬의 신분만 남는다. 그 신분은 확실치 않지만「시몬과 유다의 수난」이란 외경문서는 둘이 같이 전교했고 같이 순교하였다고 전한다. 시몬은 야고보 3형제와 복음전파 사업에 운명을 갈이 하며 지냈기 때문에 사도교회 안에서나 박해자들이 그들을 4형제로 불렀을 것이다. 예수께서 마지막 유언에서 어머니를 제자 요한에게 부탁하신 것은 예수의 친형제가 없었다는 근거가 된다.
백민관 신부 · 가톨릭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