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추워진 날씨, 드문드문 크리스마스 트리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보면 겨울이 문턱까지 찾아왔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겨울의 상징은 역시 차갑고 쓸쓸하지만 포근하고 깨끗한 것 - 눈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계절에 따라 다른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하는데, 겨울에 가장 많이 듣는 앨범이 Kate Bush의 50 Words for Snow입니다. 이 앨범은 1958년생 베테랑 영국 뮤지션 Kate Bush가 2011년에 발표한 앨범입니다.
이 앨범은 ‘눈’을 주제로 7가지 이야기를 하나씩 노래로 만든, 단편집에 가까운 앨범입니다. 떨어져내리는 눈송이를 의인화하여, 눈송이가 느낄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 하는 첫 곡(Snowflake)을 비롯해서, 해가 뜨면 녹아버리는 눈사람 연인과의 하룻밤 이야기(Misty), 숲에서 예티를 만난 이야기(Wild Man) 등 환상문학적인 내용들을 옴니버스식으로 보여줍니다. 모든 이야기들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쓰여졌다기보다, 관찰자로서의 Bush의 차갑고 쓸쓸한 것들에 대한 따뜻한 눈길이 느껴집니다.
쌀쌀한 날씨로 마음이 가라앉으신 분들, 감성의 충전이 필요하신 분들, 혼자 차분히 쉬는 시간을 보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