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으로 돌아가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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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25, 2022 06:55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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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 위한 사제 ‘꾸라또르’ 신설 기도 전담 ‘주교좌 기도 사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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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사제직의 의미를 되새기는 ‘사제 성화(聖化)의 날’ 미사에 참석한 서울대교구 사제들. 천주교서울대교구 제공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최근 ‘꾸라또르(Curator·사제를 위한 사제)’와 ‘주교좌(主敎座) 기도 사제’를 신설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라틴어로 ‘돌보는 사람’을 뜻하는 꾸라또르(쿠라토르)는 한마디로 사제를 보살피는 역할을 수행하는 직책이다. 기존 성직자실로는 교구 내 1000명에 가까운 사제를 세심히 챙길 수 없어 꾸라또르 직책을 신설했다고 한다. 서울대교구는 “그동안 사제들만을 위한 성직자국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교구는 꾸라또르 사목을 바탕으로 연구를 통해 향후 성직자국 설립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교좌는 교회 예식 때 주교가 앉는 의자를 의미한다. 교구를 관할하는 주교의 권위를 상징하는 자리다. 서울대교구의 주교좌성당은 명동대성당이다. 주교좌 기도 사제들은 명동대성당에 상주하면서 기도에 전념하는 직책을 일컫는다.
해당 사제들은 본당이나 교구청 일에 관여하지 않고, 명동대성당에서 성무일도(聖務日禱·매일 정해진 시간에 하느님을 찬미하는 교회의 공적이고 공통적인 기도)를 공동으로 바치는 기도를 전담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교구는 이번에 주교좌 기도 사제로 4명을 새로 임명했으며, 앞으로 최대 8명까지 늘려 나갈 방침이다.
꾸라또르와 기도 사제 신설은 수도회 출신으로 기도의 전통과 중요성을 강조해온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의 의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정 대주교는 6월 사제직의 의미를 되새기는 ‘사제 성화(聖化)의 날’ 미사에서 “사제가 움직이면 교회가 움직인다”며 “신자들이 변하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사제들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교구는 또 민족화해위원회를 교구장 직속기구로 변경했다. 교구장 직속기구가 되면 교구장이 위원장을 맡게 된다. 정 대주교가 평양교구장 서리로서 북한 사목을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서울대교구는 “교구장께서 사제단과 3번의 친서와 답장 등으로 소통하면서 전반적인 미래 교회 상을 구상하고, ‘선교하는 공동체’로서 새로운 밑그림을 그려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