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은 유월절을 지내지 않는다?

카테고리
가톨릭
작성일
Mar 30, 2024 04:3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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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은 유월절을 지내지 않는다고? 이 말이 사실일까?
그렇지 않다. 가톨릭 교회 뿐만 아니라 동방 정교회도 유월절을 지낸다. 가톨릭 교회는 이를 "파스카"라 부르는데, 히브리어 "페사흐"에서 온 말이다.
구약의 파스카는 이집트의 파라오와 온 백성, 그리고 그들 가축의 모든 맏베를 치신 주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탈출시키신 일을 기념하는 축제이다. 그들은 어린 양과 누룩 없는 빵, 그리고 쓴 나물을 먹었다.
신약의 파스카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다. 예수님께서 친히 하느님의 어린양이 되시어 십자가에서 자신을 파스카 제물로 바치셨고, 그 일로 우리를 구원해 주셨기 때문이다.
보편 교회는 325년 니케아 공의회의 거룩한 전통을 따라 춘분 뒤 첫 보름날 다음 주일을 주님 부활 대축일로 정하고 여기서 사흘을 역산해서 "파스카 삼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주님 부활 대축일이 시작되는 밤인 바로 지금, 신약의 파스카인 "파스카 성야"를 지낸다. 특히 파스카 성야는 1년 중 그 어느 때보다 더욱 더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으므로 '전례의 꽃'이라 부른다.
먼저 빛의 예식으로 파스카 초에 불을 댕기고, 성당의 중앙 통로를 행진한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끄시던 주 하느님의 불기둥을 상징하고 동시에 그리스도의 빛을 의미한다. 신자들은 각자의 초에 파스카 촛불을 옮겨 붙이며 우리도 그리스께서 빛을 주셨음을 상기한다. 그리고 '파스카 찬송'을 성대하게 노래한다.
이어서 구약 성경에서 일곱 개의 말씀을 읽는다. 천지 창조, 이사악을 제물로 바치는 아브라함, 이스라엘이 갈대 바다(홍해)를 건너고 이집트인들이 홍해에 쳐넣어지는 탈출 사건, 죄에 빠진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는 하느님, 우리에게 거저 주시는 주님의 초대, 빛으로 나아가라는 주님의 격려, 정결한 물을 뿌려 우리를 깨끗하게 하시겠다는 하느님의 약속을 듣는다.
이어서 그리스도께서 되살아나시어 다시는 돌아가시지 않으리라는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과 함께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전하는 복음 선포를 듣는다.
다음으로 세례 때 사용하는 성수를 축복한다. 새로 입교하는 신자가 있으면 이 때 세례식도 한다. 이어서 세례 때 우리가 했던 서약, 즉 마귀를 끊어버리고 삼위일체 하느님만을 믿겠다는 그 서약을 다시 다짐한다.
이어서 예수께서 명령하신 대로 성찬례를 지내며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을 받아 모신다. 이로써 우리들은 힘을 받고 알렐루야 찬미가를 부르며 세상으로 파견 된다.
이것이 바로 신약의 파스카이며, 우리 주님의 파스카이고, 또한 우리의 파스카이다. 옛 계약 위에 새 계약을 세워주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시려고 죽으셨다가 부활하신 사건은 탈출기의 말씀대로 대대로 우리가 기념해야 할 파스카 축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