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흑인(유색인종)의 인권이 신장되지 않았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영화입니다. 영화 속 백인들은 흑인들을 살아있는 건강한 개체로서 존중하거든요. 주인공 크리스에 대한 경찰의 과도한 요구를 단숨에 거절할 줄 아는 여자친구 로즈는 백인이고, 그런 크리스의 아픈 과거를 함께 어루만져주는 로즈의 어머니도 백인입니다. 물론 짖궂은 농담을 일삼는 로즈의 아버지나 크리스와 한 판 붙어보고 싶은 로즈 오빠 같은 이상한 사람도 있긴 하지만, 그 정도는 주인공에게 어떠한 피해도 되지 못합니다.
크리스의 장래를 진심으로 축복하는 시각장애인 아저씨도 백인이거든요. 그에 반해 영화 속 흑인들은 주인공에게 필요가 없습니다. 하라는 일은 안하고 백인 할머니마냥 집안 포인트 곳곳에 서서 멍이나 때릴 줄 아는 눈물 많은 집사(심지어 크리스의 휴대전화 충전을 방해합니다, 말 다했죠?), 밤 잠 없는 노인처럼 오밤중에 돌아다니며 주인공을 놀래키는 젊은 집안 하인, 도움이 필요할 때 조롱이나 할 줄 아는 형사나 주인공한테 쓸데없는 말로 겁이나 주는 친구는 크리스가 로즈의 집에 있는 동안은 별 도움이 되지 못하죠. 크리스의 행복한 상견례를 반대하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요? 무사히 상견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본격 흑인과 백인, 조화와 결합의 정수를 다룬 영화 '겟 아웃'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