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시간에 서둘지 마세요" 교황이 주례 사제들에게 당부한 내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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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21, 2020 03:43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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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는 미사 중에 지난 한주를 성찰하거나, 방금 들은 복음을 묵상하기 위해 잠시 침묵을 지킵니다. ‘거룩한 미사’를 주제로 교리교육을 이어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번에는 이 침묵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이 설명을 들어보면 우리가 너무 습관적으로, 혹은 기계적으로 미사를 봉헌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반성도 하게 됩니다. 수요 일반알현 메시지, 김원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미사에서 대영광송이 끝나고 본기도에 들어가면 주례 사제는 “기도합시다”라면서 회중을 기도로 인도합니다. 그러면 사제와 회중은 잠시 침묵 속에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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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지키는 건 이 순간만이 아닙니다. 독서와 강론 다음에, 또 영성체 후에도 잠시 침묵의 시간을 갖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일 ‘거룩한 미사’를 주제로 한 7번째 교리교육에서 이 침묵도 미사 거행의 한 부분으로, 저마다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 10일 수요 일반알현 中> "침묵은 그저 말 없는 상태로 축소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다른 소리, 내 마음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 특히 성령의 음성을 듣기 위해 자신을 내맡기는 겁니다. 전례에서 거룩한 침묵은 그것이 이뤄지는 순간에 따라 성격이 다릅니다. 참회 행위와 각자의 기도에로 초대한 뒤에 이어지는 침묵은 내면을 성찰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독서와 강론 후의 침묵은 들은 것에 대해 잠깐 묵상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 영성체 후의 침묵은 찬미와 탄원의 내적 기도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줍니다."
교황은 이와 관련해 주례 사제들에게 한 가지 당부했습니다. 주례자는 본기도에서 “기도합시다”하며 기도를 권고한 뒤, 회중이 잠시 침묵 속에서 자신이 하느님 앞에 있음을 깨닫고, 간청할 내용을 생각하도록 시간을 줘야 합니다. 하지만 일부 주례자들이 그런 여유를 주지 않고 모음기도, 그러니까 “주님, 주님 백성의 간절한 기도를 자애로이 들으시어…”로 바로 들어간다고 교황은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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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 10일 수요 일반알현 中> "주례 사제들에게 이 침묵의 순간을 지키고, 서두르지 말 것을 진심으로 당부합니다. 기도합시다 라고 한 다음에 잠시 침묵 속에 머물러야 합니다. 이 점을 사제들에게 권고합니다. 이런 침묵이 없으면, 우리(주례자들)는 영혼들의 기도를 모으는데 소홀해 질 수 있습니다." 미사의 동작과 기도문들은 사실 간단합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고 교황은 강조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 10일 수요 일반알현 中> "로마 전례 예식에서 기도들은 간결하지만, 의미가 풍부합니다. 이러한 기도들에 대해 아름다운 묵상을 할 수 있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기도들이죠! 이런 기도문을 묵상하는 것은, 아울러 미사 밖에서도, 하느님께 어떻게 말을 걸고, 어떤 말로 무엇을 청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게 해줍니다. 전례는 우리 모두를 위한 참된 기도의 학교가 돼야 합니다." cpbc 김원철입니다.
 
 
/cpbc 김원철 기자 ( wckim@cpbc.co.kr )/ /| 최종업데이트 : 2018-01-12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