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에게>: '진짜'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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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서 2016년까지 시리아의 알레포에서 내전이 한창이던 때,(https://en.m.wikipedia.org/wiki/Battle_of_Aleppo_(2012–2016)
저항세력 중 한 명인 '와드'는 총 대신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저항세력 vs 정부군의 대치를 기록과 고발을 위해 촬영해나가던 와중에, 한 남자의 아내가 되고,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되었습니다. 젊은 피의 저항세력이었던 와드는 '부조리한 사회의 <나>'의 역할이 무엇인지 오래 고민하고 결정을 했겠지만, '부조리한 사회의 <어머니>'의 역할에 대해서는 완전히 새로운 고민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내용의 글, 광고, 영화를 볼 때마다 항상 '아직도 내가 사는 지구에 이런 곳이 남아있다고?' 새삼스럽게 놀라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매번, 특별한 관심을 가지려고 하지 않거나 '내가 관심을 가져도 뭘 할 수 있겠어' 하는 것 같아요. <사마에게>를 본지 하루 된 오늘도 아마 그렇게 끝날 거 같아서 여러분한테 뭐 대단한 경각심을 드리거나 할 생각을 없지만, 전쟁을 겪고 살아남은 다큐로서 그 자체로 의미있고 특별하다고 생각해 추천합니다. 보면서 <어 퍼펙트 데이>라는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어 퍼펙트 데이>도 내전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주인공은 비영리단체의 구호활동 요원들이고 픽션입니다. 삶이 전쟁 그 자체가 되어버려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죽이고 죽는 일에 무던해질 때도, 또 한 편으로 전쟁은 삶이 돼버려서 그 안에서 웃고 웃을 수 있는 게 인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참 무섭고도 다행인 일인 것 같아요. 저 위 괄호에 있는 위키피디아 글과 <사마에게>의 뉘앙스가 많이 다릅니다. 흔히 말하는 것처럼 역사가 승자의 기록이 된 것인지, 아니면 <사마에게>의 '와드'가 지나치게 저항세력 1인칭이었던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도 재밌겠습니다.